대구·경북인을 다른 지역인과 구별하게 하는 기질이 무엇인지를 대구·경북지역의 교수, 언론인, 연구원 등 전문가 20명에게 물어보았다.
대구경북연구원 커뮤니케이션센터가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대구·경북인의 특징적인 기질에 대한 조사결과는, 앞서 보도된 대구·경북지역민과 외지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많은 부분에서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본지 7월 6일 10,11면 참조)
지역 전문가들도 대구·경북인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기질 혹은 이미지로 '보수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보수성의 내용에 대해서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다수의 응답자가 보수성을 배타성·고집·폐쇄성 등의 부정적인 의미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의리·명분·전통 중시 등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수성을 해석하는 응답자도 있었다.
따라서 비실용적이며 폐쇄적이고 명분을 중시하는 보수성이 개방과 실리를 추구하는 현대적 이미지에는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명분과 원칙을 고집하는 양반문화(혹은 선비정신)가 지식기술과 문명사회에는 불리하다고 반응이 나온 반면에, 선비문화가 교육을 중시하는 창조적 지식산업에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강하게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대구·경북인의 긍정적인 기질로 '패기' '뚝심' '선비정신'을 들었으며, 그 중 선비정신을 지켜나가야 할 가장 긍정적인 기질이라고 응답했다. 선비정신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선비의 학자적 기질에서 비롯된 교육열이 지식중심사회에 적합하고, 선비의 신의와 신용의 덕이 인간중심사회에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버려야 할 부정적 기질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배타성이라고 했다. 그밖에 ▷집단주의 ▷연고주의 ▷권위주의 ▷무책임주의 등을 들었다. 배타성은 개방과 혁신, 인재유입, 세계화를 저해한다는 점에서 대구·경북이 21세기 새로운 시대로 나가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이용재 박사는 "대구·경북인의 이미지와 기질에 대한 역사적 근거를 일부는 신라의 화랑정신과 새마을운동에서 찾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영남유림에 두는 것 같다."면서 "무뚝뚝하고 엄격한 가장의 이미지와 고집스럽게 원칙과 전통을 지키는 양반의 이미지를 오늘날 대구·경북인의 기질과 연결시키고 있는 것은 의식전환의 지체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능동적인 전통의 보존을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해석은 대구·경북인의 잠재력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독특한 경험과 전통을 갖지 못하면 새로운 콘텐츠를 확보할 수 없고, 그것은 21세기 문화의 빈곤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은 전통의 보존과 개선이라는 역사적 경험의 반추를 통해 경쟁력을 얻고 있는 만큼, 시대에 맞는 올바른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다면 전통은 세계속의 대구·경북인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석민기자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