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대한 중국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드라마 '대장금'에서도 잠깐 언급됐던 淸代(청대) 황실의 '滿漢全席(만한전석)'은 중국 산해진미의 진수로 꼽히는데 청 康熙帝(강희제) 이후엔 제대로 재현된 적이 없다 할 만큼 전설적 요리로 꼽힌다. 홍콩 영화 '飮食男女(음식남녀)'를 통해서도 중국 요리의 무궁무진한 조리법과 요리의 예술화, 미각에 대한 경탄할만한 애착 등을 엿볼 수 있다.
중국 요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食(식)재료의 방대함이다. 흔히 중국인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중엔 비행기, 땅의 것으로는 자동차(기차), 물속의 잠수함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으로도 요리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한다. 그래서일까, 중국의 저명한 문인이었던 린위탕(林語堂: 1895~1976)도 일찍이 말한 바 있다. "중국인은 우주를 먹는다"고.
아닌게 아니라 중국 음식 중엔 외국인의 시각에선 기괴하다 싶을 정도의 것들이 적지 않다. 일반 식당에서 뱀수프'뱀찜 등 뱀요리가 버젓이 메뉴에 들어가 있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특히 음식문화가 발달한 광둥(廣東) 지방은 식재료의 엽기성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곰발바닥, 살아있는 원숭이 골, 사스(SARS) 확산의 주범이었던 사향고양이 등 별의별 것들이 요리 재료로 사용된다. 뱀과 고양이를 재료로 만든 룽후떠우(龍虎鬪)는 광둥의 대표적 별미로 꼽히며, 매미'전갈'지네, 누에'개미'벌 같은 곤충이나 벌레 따위를 조리한 음식들도 특히 광둥 지역에서 고단백식으로 인기 높다.
요즘 광둥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美食(미식)이 등장 했다 하여 화제다. 다름 아닌 '들쥐요리'. 최근 후난(湖南)성 둥팅후(洞庭湖) 주변에서 무려 20억 마리에 이를 정도로 창궐하고 있는 들쥐떼가 그 원인이다. 피해가 속출하자 길이 40km에 걸쳐 높이 1m의 시멘트벽을 설치하자는 등 온갖 묘책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둥팅호 들쥐를 이용한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것. 들쥐 한 마리 요리에 보통 40~50위안(우리돈 약 4천800~6천 원). 그중엔 요리 셋, 탕 한 가지에 800위안(약 9만 6천 원)짜리 최고급 들쥐 요리 세트를 내놓은 곳도 있다 한다.
속수무책인 들쥐떼를 소탕하는 방법으로 중국인 특유의 별미 탐식증을 역이용하는 발상이 여간 독특하지 않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