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급 문고

▶우리 동네는 시끄럽다

정은숙 글/푸른책들 펴냄

서울 변두리 원미동 소시민들의 크고 작은 일상사를 따스하면서도 날카롭게 다룬 양귀자의 연작소설집 '원미동 사람들'이 나온지도 20년이 흘렀다. 하지만 가난한 도시 서민들의 생활은 그 때와 비교해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상대적인 빈부 격차의 심화로 서민들이 느끼는 삶은 여전히 고달프다. 1980년대 서민들에게 내 집 한 칸 갖는 것이 힘든 일이었던 것처럼, 2007년에도 도시 서민들은 아파트 한 채를 갖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이 책은 어른들의 물질 만능주의와 인간적 가치의 경시 풍조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비판하고 풍자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문제로 싸우는 어른들의 이야기, 가난한 동네를 배경으로 드라마가 제작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학급의 반장 선거와 동네의 통장 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야기, 빵집과 노상에서 붕어빵집을 하는 이웃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한 눈에 반한 서양 미술관

장세현 글/거인 펴냄

서양 미술 사조는 청소년들에게 늘 쉽지 않은 주제다.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등 각 유파의 이름은 외워도 알쏭달쏭하고 화가와 유파를 일치시키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학원 다니느라 미술관조차 갈 시간이 없는 요즘 아이들은 그림을 접해볼 기회가 없다. '한눈에 반한 서양 미술관'은 르네상스에서부터 20세기 현대 미술까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 작품 37점을 소개한 미술 안내서다. 각 유파별로 서양 미술의 흐름을 따르되 그림별로 꼼꼼한 설명을 곁들였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피카소, 고흐, 세잔 같은 이름난 화가들의 대표작을 비롯해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과 예술 사조, 화가와 그림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소개하고 있다.

▶잘 가, 나의 비밀친구

그웬 스트라우스 글/웅진주니어 펴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학교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 아이 에릭. 아이들은 에릭을 벙어리라고 놀리고, 어른들은 에릭에게 부끄러워서 그러는 거냐고 계속 묻는다. 에릭은 상상속의 존재인 비밀 친구에게는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 원래는 말을 잘 하는 아이지만 특정 상황에서 전혀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것이다. 정신과에서는 이런 증상을 선택적 함구증이라고 한다. 원인은 부모와의 분리, 가족 내의 갈등, 충격적인 사건 등 심리적인 요인일 것으로 추측된다. 근래 소아정신과를 찾는 아이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이 책은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과학사의 빛나는 순간

마농 바우크하게 글/웅진주니어 펴냄

마치 기록 영화나 옛날 사진첩처럼 발명과 발명의 순간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간결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서술과 그림 자료 속에는 과학사의 빛나는 '순간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과학사를 바꾼 아이디어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중대한 발견은 천재적인 인물이 어느 날 갑자기 떠올린 것이 아니라 오랜 작업과 착상에 토대를 두고 있다. 라부아지에가 활동한 당시 화학자들이 일했던 실험실을 재현한 모습, 유명한 화학자들의 논문들을 불태우는 라부아지에의 심경은 어떠했을지 글만 읽을 때와는 다른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취리히에 있는 아인슈타인의 실험실, 뉴커먼 기관 앞에 서서 고민하고 있는 제임스 와트의 모습 등을 보다 보면 그들의 고민과 열정까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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