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유일 장애인 목욕탕 적자로 문닫아

운영비 감당못해 9월까지 휴장키로…이용객들 "치료효과 큰데 아쉬워"

대구 유일의 장애인 목욕탕이 운영 적자를 이유로 개장 5개월여 만에 휴장에 들어가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달서구 달구벌종합복지관은 지난 2월 대중목욕탕을 이용하기 힘든 장애인들의 불편을 해소한다며 시설 내에 장애인 목욕탕을 개장했지만 운영 적자에 허덕이다 급기야 16일부터 9월 초까지 문을 닫기로 한 것.

복지관은 애초 목욕탕 운영을 통해 얻은 수익금 전액을 장애인 재활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오히려 매달 수백만 원의 적자가 발생, 비수기인 여름철 휴장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복지관은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간 시범운영을 한 뒤 2월부터 장애인 1천500원, 비장애인 2천500원 등 요금을 받고 주중 5일간 운영했지만 목욕탕 하루 관리비가 20만~30만 원 들어 3월의 경우 한 달 동안 적자가 400여만 원이나 발생했다는 것. 복지관 관계자는 "장애인 목욕탕 시설은 2002년 만들어졌지만 적자가 예상돼 올해 들어서야 문을 열게 됐다."며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4월부터는 개장일을 주 2회(화, 수)로 줄였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복지관이 대구시로부터 받는 장애인 목욕탕 지원비는 연간 2천500만 원. 그러나 개장 후 지금까지 전기, 상수도, 지역난방 요금 등 꼭 필요한 운영비만 사용했는데도 지원금이 바닥났다는 것. 김창은 달구벌종합복지관 관장은 "장애인 목욕탕의 주 이용객은 뇌졸중 환자들로, 이들에게 목욕은 치료나 마찬가지"라며 "꼭 필요한 시설임을 알지만 누적 적자분을 감당하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동안 목욕탕을 이용했던 장애인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구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말쯤 목욕탕 휴장과 관련해 일방적인 얘기를 들었지만 이용자가 적은 반면 운영비는 많이 든다며 힘들어해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장애인 이용자 상당수는 시설을 잘 갖춰 놓고도 운영비가 부족해 목욕탕 문을 닫는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보건복지여성국 관계자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사업이었던 만큼 시범적인 성격이 강했다."며 "운영 결과에 따라 복지관의 목욕탕 시설과 특성화된 아이디어를 결부시켜 개선책을 찾아 보겠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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