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종문의 펀펀야구] 페넌트레이스 승리 비법은?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을 하려면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 우선, 핵심선수의 부상이 없어야 한다. 핵심선수가 전력을 이탈하면 그만큼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든다. 그리고 선수층이 두터워야 한다. 선수층이 두터울수록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늘어난다.

구단과 선수단의 불협화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또 다른 조건. 언뜻 구단이 지원만 잘하면 평탄할 것 같지만 실상은 늘 평행선만 달리는 두 바퀴와 같다. 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까?

우선 구단은 돈을 내어 사업 하는데 성적이 따르지 않으면 원인을 분석한다. 그 이유가 합당하지 않으면 구단의 인내심은 줄어들고 간섭은 늘게 된다. 시즌 중 1, 2군 코치의 보직을 바꾼다든가 타격이나 투수 인스트럭터를 투입하는 예들은 감독의 뜻이 아니라 조바심내는 구단의 생색내기 쇄신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믿음도 성적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셈이다.

두 번째는 관리력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단체 생활을 하는 스포츠 조직은 어떤 경우든 선수단 내의 원리원칙을 지켜야 한다. 연봉을 더 받고 덜 받는 것은 연차와 능력에 따른 것이라 서로가 인정하지만 특혜는 불만을 누적시킨다. 먹는 밥도, 타는 버스도, 실수에 대한 지적이나 벌금도 같아야 한다. 의도적으로 타율을 관리해 주는 등 편애를 하거나 문제 발생시 덮어두려는 조치는 조직 내 편을 갈라 갈등의 불씨가 된다.

세 번째는 감독의 능력 때문이다. 수비와 주루, 타격에서 모두 A학점을 받는 선수는 드물다. 그래서 스타팅 멤버의 구성도 매 경기마다 다를 수 있고 대타나 대주자 및 대수비의 전문 선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선수들의 개성을 무시한 독선적인 방식을 고집하거나 베테랑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처사 등은 불신을 야기한다.

더구나 패전의 책임을 선수들에게만 전가하면 화약고의 심지에 불을 붙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멀쩡한 자신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가 자주 출장한다면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감독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팀웍은 부서지듯 산산조각 깨어지게 된다.

최근에 기아 타이거즈의 홈페이지가 한동안 폐쇄됐다가 다시 열렸다. 또 불협화음에 따른 소문이 나돌고 있으며 이는 한번 터지면 치유하기가 어렵다. 편안히 야구에 전념하기 어려우니 이미 전력의 절반이 떨어져 나간 셈.

긴 페넌트레이스를 버티는 요령은 인내심과 시의 적절한 지원에 있다. 연고지와 기업의 이름을 달고 뛰는 것은 구단도 감독도 아닌 선수들이다. 끊임없는 팬들의 사랑과 구단의 사기 진작만이 선수들에게 힘과 혼을 일깨운다. 야구를 이해하는 구단의 배려와 진정한 동업자 정신이 선수 스스로의 욕구와 부합될 때 비로소 강팀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가화만사성이라 하지 않는가.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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