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학벌주의가 부른 가짜 파문…대책은

신정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 사건 충격파에 이어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 인기 진행자 이지영 씨가 학력을 속인 사실이 드러나 방송을 떠났다. 유명 만화가 이현세 씨는 최근 발간한 책자에서 자신의 학력 허위 기재 사실을 고백했다.

학력 위조, 학벌 세탁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게 한다. 아무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화려한 경력의 공직선거 출마자들이 학력 위조로 낙마하는 경우만 봐도 그렇다.

학력'학벌 위주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야 한다. 이지영 씨는 학력과 상관없이 영어 강사로 실력을 과시해왔다. 이현세 씨는 또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의 대표적 대중 만화가이다. 그는 고졸 학력이 평생을 따라다닌 어두운 핸디캡이었다고 술회했다.

이들에게 학력'학벌은 기성 조직과 사회가 쳐놓은 진입 장벽이었을 뿐이다. 학력과 학벌이 모자라서 타고난 능력을 평가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좌절한 사람들을 돌아봐야 한다.

그렇다고 거짓말과 위조를 비호할 일은 아니다. 자격과 능력에 대한 검증 작업은 냉철하고 엄격해야 한다. 특히 공공의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검증엔 실수가 있어서 안 될 것이다.

과외에 휘몰리고 있는 어린 학생들이 가는 길이 결국 학력과 학벌의 길이다. 학력과 학벌이 출세의 바로미터가 되는 현실을 개선해야 교육 정상화의 길도 열린다. 학력'학벌과 관계없이 실력과 자질로 사람을 평가하고 기용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

기본적으로 학력이 필수적인 직종을 제외한 모든 기업'기관'단체의 직원 채용에 학력을 배제하는 조치를 검토해볼 때가 아닌가 한다. 이력서에 출신지역을 쓰지 않는 것처럼 작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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