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에이스리서치(대표 조재목 정치심리학 박사)와 공동으로 지난 연말부터 7차례에 걸쳐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대선정국의 한 중심에 서온 한나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 특성을 분석했다. 특히 21일부터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 상황에서, 두 주자의 지지율 성향 분석을 통해 경쟁 형국을 미리 가늠해본다.
◆성별 지지
남성은 이 전 시장을, 여성은 박 전 대표를 상대적으로 더 높게 지지하고 있었다. 20일 대구·경북민 6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정치의식 조사 결과, 남성(41.3%)은 이 전 시장, 여성(47.0%)은 박 전 대표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에이스리서치 조재목 대표는 "여성 유권자들의 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은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성장 과정과 지지율
이 전 시장은 자수성가한 서민형, 박 전 대표는 귀족형 성장 과정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돼 왔다. 그러나 지지율은 화이트칼라·고소득층이 이 전 시장, 주부·농수산업 종사자·저소득층은 박 전 대표를 상대적으로 선호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화이트칼라는 이 42.4%·박 34.1%, 농수산업 종사자는 박 59.1%·이 27.3%, 주부는 박 41.3%·이 35.6%였다. 이 같은 결과는 정치적 성향과 밀접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서민형 정치 행보를 보였고, 이 전 시장은 서울시장, 현대그룹 CEO 등을 거치면서 기업가 등 중산층 이상으로부터 호감도를 쌓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과 지지율
50대의 박 전 대표는 우리나라 경제부흥기 세대, 60대의 이 전 시장은 근대화 세대로 구분된다. 지지율도 이 공식대로일까? 23일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20대(38.6%)에서 40대(38.7%)까지 저연령층에서 지지도가 높은 반면 박 전 대표는 50대 이상(51.1%) 고연령층에서 이 전 시장을 앞섰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과 관련,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향수를 느끼는 보수 성향의 고연령층에서의 '박정희 후광효과'로 분석됐다.
◆출신지와 지지율
대선주자로 인식되기 전 박 전 대표는 정치인으로, 이 전 시장은 기업가로 알려져 왔다. 이번 조사 결과, 역시 경제를 중시하는 층(자영업자 이 38.4%)은 이 전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높은 반면 보수적인 정치성향이 강한 계층(50대 이상)은 상대적으로 박 전 대표를 선호하고 있었다.
◆정치적 기반과 지지율
서울에서 성장한 박 전 대표는 대구 달성에서 국회의원(3선)에 당선돼 대구가 정치적 고향이다. 반면에 이 전 시장은 포항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서울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서울시장을 지내면서 수도권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대구에서는 박 전 대표(박 46.6%·이 31.9%)가 앞서고 경북은 이 전 시장(이 41.7%·박 36.3%)이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 지역에 따른 지지도는 일치하고 있었다. 특히 경북의 경우 소지역 대결 양상을 보이는 것도 관심거리다. 이 후보는 본사의 7차례 조사에서 거의 고향인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부권에서, 박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중심으로 한 중서부지역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왔다. 또 전국에서도 박 전 대표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이 전 시장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여 정치적 기반에 따라 지지 성향이 일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념·종교와 지지율
이번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의 정치인(43.0%), 박 전 대표는 보수적 정치인(46.2%)으로 보고 있다. 두 주자의 정치 이념과 유권자들이 보는 정치 이념이 상대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기독교 신자인 이 전 시장은 역시 기독교 층(47.7%)에서 지지율이 높은 반면 불교층(55.4%)에서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앞섰다.
조재목 대표는 "그동안의 여론조사 추이를 볼 때 경선 레이스에 본격 돌입한 한나라당 경선의 관전포인트는 이 전 시장의 경우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바람이 지방으로 불지, 박 전 대표는 대구·경북,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 바람이 수도권으로 불지 여부"라고 했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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