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자리에 모인 서로 다른 두 스타일

두산아트센터 '정우범·권정찬' 전

▲ (위로부터)정우범 작
▲ (위로부터)정우범 작 '스페인의 농가', 권정찬 작 '호랑이와 올빼미'

두산아트센터(053-242-2323)에서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작가 2인전인 '정우범·권정찬'전을 31일까지 연다.

정우범(61) 씨는 '유화를 뛰어넘는 수채화'라는 작품평에서 보듯이 우리 수채화의 경지를 한 단계 높인 작가이다. 보통 밝은 색의 수채화에 색감을 최대한 가미하고, 다양한 혼색 효과와 갈필 기법을 이용해 중량감이 느껴지는 작품을 한다.

정 씨만의 독특한 방법을 통해서이다. 물에 젖은 종이에 물감으로 두드려 물과 종이, 물감이 서로 엉키고 설키게 하면서 중후하고 질박한, 특유의 투명성이 빛나는 작품을 완성해 낸다. 거기에 감각적 구도를 구사해 '입체 수채화'를 추구하면서 동양적인 발묵효과를 덧붙이며 독특한 세계를 형성했다.

미국의 갤러리 미셸(워싱턴 소재)에서 전속작가로 활동하게 된 배경이다. 붓자국을 볼 수 없는 작품 속에 동양적인 멋이 느껴지는 서정성도 담아내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근작을 포함한 10여 점을 선보인다.

권정찬(53) 씨는 호랑이나 까치·올빼미 등 우리 민화 속에 등장하는 대상의 해학성을 현대화해 작업하고 있다. 1980년대 이전부터 전통 채색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얻은 결과를 토대로 하는 작품이다. 권 씨도 자기 나름의 과정을 거친다. 표현하고자 하는 화면 뒷면에 염색하듯 색을 깊게 배게 한 뒤 먹의 양을 조절해 가면서 완성한다.

먹과 어울리게 색도 넣고 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거쳐야만 한다. 채색화의 화려함과 먹이 조화를 이루면서 색다른 채색화가 된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톤을 유지하면서도 민화의 익살적인 장면과 어울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그런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권 씨가 소장해온 작품을 중심으로 한 대표작 10여 점을 소개한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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