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선관련' 수사 얽히고설킨 대구·경북 인사들

"민감한 정치사안 역풍 우려"…수사라인·조사받는 인사 지역출신 많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검찰수사 결과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조사를 받는 측이나 수사를 하는 측의 핵심이 모두 대구·경북 출신 혹은 연고자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검찰수사가 개입한(?) 것은 지난달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두 경선 후보 측이 고소전을 벌이면서다. '빅2'가 '끝장대결'을 벌이면서 스스로 검찰을 끌어들인 것.

문제는 지역 출신인 '빅2' 관련수사를 담당하는 검찰수사 라인의 핵심도 대구·경북 출신이거나 대구·경북에서 근무해 지역인사들과 폭 넓은 교분을 쌓고 있는 인사라는 점. 정상명 검찰총장은 경북고 48회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동기인 것은 물론 대구고검 차장과 검사장을 지냈다.

또 수사를 실제 지휘하는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충남 서산 출신이나 평검사 시절 대구지검에서 근무했고, 최근까지 대구지검 2차장으로 근무해 대구와 인연이 깊다. 수사 담당자인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은 대구고 출신으로 대구지검 특수부장을 지낸 '대구통' 이다.

정상명 총장-김홍일 차장-최재경 부장의 수사를 받는 인사들 또한 대구·경북 출신이 대거 포함돼 있다. 도곡동 땅의 실 소유주가 이명박 후보냐, 아니냐를 가리는 이른바 '도곡동 땅 의혹 수사'의 시작은 김만제 전 포스코 회장, 박종근 한나라당 대구시당 위원장, 황병태 전 대구한의대 총장, 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의 골프회동에서 시작됐다. 김만제 전 회장이 서청원 전 대표에게 "이명박 후보가 도곡동 땅이 자기 땅이라며 팔아달라고 세 번이나 찾아왔다고 말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지역 인사인 박 위원장, 황 전 총장이 잇따라 검찰에 불려가 고향 후배에게 조사를 받았고 김 전 회장도 받을 예정이다. 서 전 대표나 함께 골프를 친 박 위원장, 황 전 총장은 "그런 말을 들었다."고 했으나 발언 당사자로 지목된 김 전 회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수사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대구·경북 인사인 상황을 두고 지역정치권에서는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말들이 적잖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민감한 정치사안에 지역 연고자들이 많이 관련, 걱정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대선 레이스 선두인 이 전 시장에게 지역 출신 검찰라인이 결정타를 날릴지, 의혹을 해소해 대선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될지 관심거리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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