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컵축구)한국 결승행 좌절…日과 3·4위전

47년만의 정상 도전 물거품…사우디-이라크 우승 다툼

답답한 공격력이 결국 화를 불렀다.

핌 베어벡 감독의 이끈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이라크와 맞서 전·후반과 연장 등 120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대4로 패배, 47년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해 도하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이라크에 발목을 잡혔던 한국은 지난달 29일 평가전에서 3대0으로 이겼지만 정작 이날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5경기에서 3골을 넣는 데 그치며 골 가뭄에 허덕였던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도 단조로운 공격 전술로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조재진을 원톱에 세우고 이천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둔 채 염기훈과 최성국을 좌우 날개에 포진시켜 공격력을 강화하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득점 기회는 이라크에 오히려 더 많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마자 이라크의 골잡이 유니스는 한국 진영을 파고 들었고 전반 15분에는 옆그물을 흔드는 슈팅을 날렸다. 전반 39분에는 예상치 못한 터닝슛을 날려 한국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후반 3분 이천수의 터닝슛은 무위에 그쳤고 베어벡 감독은 후반 12분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 대신 공격력에 강점을 지닌 김정우를 투입, 이라크 골문을 노렸다. 2분 뒤에는 조재진의 헤딩슛이 아깝게 크로스바를 넘어가기도 했다.

후반 20분 염기훈의 강한 왼발 슛이 상대 골키퍼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지만 이후 공격 주도권을 쥔 채 여러 차례 슛을 날렸지만 이라크 골망을 흔들진 못했다. 후반 25분 이천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몸을 던지며 터닝슛을 날렸지만 옆 그물에 맞아 아쉬움을 남겼다.

연장 승부에서 전반 13분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던 하와르의 슛을 수비수 김진규가 겨우 걷어내는 등 위기를 넘긴 한국은 결국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에게 결승행 티켓을 넘겨줬다. 승부차기에 들어가 3대3 상황에서 한국 4번 키커 염기훈의 슛은 이라크 골키퍼 손끝에 걸려 버렸다. 반면 이라크 4번 키커는 골을 성공시켰고 한국 5번 키커 김정우의 슛이 골대에 맞고 바깥쪽으로 흘러나가 빗속 혈투의 승자는 이라크가 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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