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율 널뛸수록 돈되는 '환헤지·환보험'

기업의 환위험관리

▲ 성서공단에 위치한 (주)캐프는 올해 상반기에만 11억 7천만 원 정도의 환차익을 올리는 등 체계적인 환 관리로 지난 7월 초 지역에서 처음으로
▲ 성서공단에 위치한 (주)캐프는 올해 상반기에만 11억 7천만 원 정도의 환차익을 올리는 등 체계적인 환 관리로 지난 7월 초 지역에서 처음으로 '환위험관리우수기업 인증서'를 획득했다. 고병헌(오른쪽) 회장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환율 변동을 체크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성서공단 내 자동차 와이퍼시스템 제조업체인 (주)캐프는 최근 원화 환율이 급락해도 아무런 걱정이 없다. 수출 비중이 매출액의 70%를 차지해 환율 하락이 기업 운영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지만 환(換)을 체계적으로 관리, 올해 상반기에만 11억 7천만 원 정도의 환차익을 거뒀다.

이 업체는 환변동보험뿐 아니라 선물환과 옵션 거래까지 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환 헤지는 평소 고병헌 회장의 환율에 대한 지론 때문. 고 회장은 "아직 많은 기업들이 보험 가입이나 다양한 환헤지 방법을 투기로 생각하지만 지금 같은 불안정한 환 상황에선 보험 가입이 곧 돈을 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틈만 나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환율 시세나 정보를 체크한다. 경제신문이나 각종 경제 정보 등도 수시로 챙긴다. 고 회장은 "2002년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이후 계속 환율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환율로 인한 큰 손실이 없었다."고 말했다.

우상훈 경영기획실 차장은 "환율 관련 세미나는 웬만하면 참석하고 서울 외환 딜러와도 유대 관계를 통해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 관리를 잘 하다 보니 해외영업 부서는 큰 시름을 덜고 있다. 매년 초 사업계획에서 목표 환율을 정하고 그 계획에 따라 움직이니까 해외 바이어와의 가격 실랑이에서 해방되었기 때문.

체계적인 환 관리와 끊임없는 기술개발 등으로 이 업체는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의 2배인 7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또 지역에선 처음으로 지난 7월 초 대구·경북중소기업청(대경중기청)으로부터 '환위험관리우수기업 인증서'를 받았다. 우 차장은 "앞으로 엔화도 환헤지를 준비 중"이라며 "수출 물량이 급증하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량에 위치한 섬유 및 IT 기계 제조업체 (주)미광기계도 환 관리를 통해 짭짤한 환차익을 거두고 있다. 이 업체도 수출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수출 기업. 2006년 초부터 환변동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지난해 2천만 원에 이어 올해는 4천만 원 정도의 환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송병호 대표는 "수출 계약할 때와 제품 인도할 때까지 길게는 6개월 정도 소요되면서 항상 환율 변동 불안정성 때문에 환헤지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5년엔 환율에 신경을 못 써 3억 원 정도의 손해를 봤다는 것. 권희승 대리는 "주로 은행이나 한국수출보험공사에 자주 문의를 하고 컴퓨터를 통해 수시로 환율도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 가입에서 오는 손해는 과감히 감수하기 때문에 이 같은 환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업체 또한 대구·경북중소기업청으로부터 7월 초 '환위험관리우수기업 인증서'를 받았다.

최근 환율이 기업 경영에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자체적으로 환 관리에 나서는 수출 기업들이 늘고 있다. 환 관리에 있어 기본이 되는 환변동보험 가입건수와 이용업체수도 매년 가파른 증가추세.

한국수출보험공사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2003년 가입건수 98건, 이용업체수 39개사였던 환변동보험 이용실적이 2005년엔 가입건수 475건, 이용업체수 145개사, 2006년 가입건수 596건, 이용업체수 173개사로 꾸준히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201건의 가입건수와 102개의 이용업체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은 5월부터 환 관리를 모범적으로 하는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환위험관리 우수기업인증제'를 하고 있다. 인증기업은 다양한 세제 혜택과 각종 사업 선정에서 가산점을 받는다.

김인호 대경중기청 수출지원센터 팀장은 "최근 환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변동보험 가입 등을 고려하거나 가입하는 수출기업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며 "올해는 인증제 홍보에 치중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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