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소재로 한 고약한 유머다. 20대가 축구공이라면 40대는 탁구공이라고 한다. 서로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다투는 의미와 서로 상대에게 미룬다는 조롱이 담겨 있다. 중년 남성의 얼굴은 건축물로 비유하면 마무리 완공의 단계로 치면서도 중년 여성의 얼굴은 완공된지 한참 오래돼 무너지기 시작하는 붕괴의 단계로 빗댄다.
여성의 40대는 신체적으로 전환기다. 주름이 늘고 기미가 생기며 비만이 위협한다. 심한 경우 탈모까지 찾아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방암, 우울증, 알코올 중독이나 뇌졸중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가 40대다. 나이 든 것은 속일 수 없는 게 중년이다. 젊은 가장의 실직이 늘면서 가정폭력의 피해자도 많고 40대 여성에겐 일자리도 쉽지 않다. 나이가 많다고 아예 외면하기 일쑤고 파출부라도 할라치면 아직 안심이 되지 않는다고 퇴짜를 놓는다.
한때 프랑스 관광청이 한국의 40대 아줌마 집단을 '자녀를 키운 뒤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쇼핑을 즐기고, 계를 꾸려 해외여행을 즐기는 부류'라며 타깃을 삼기도 했다. 물론 해당되는 이도 적잖지만 속사정을 모르는 소리라는 게 대부분 한국 아줌마들의 반응이었다. 아직도 콩나물 값을 깎고 여기저기 할인 매장으로 발품을 팔며 한푼이라도 아끼는 게 우리들의 아줌마다. 그래서 40대 여성을 겨냥한 의류업체들은 싸면서도 고급스런 느낌의 소재를 선택한다. 노인의 으뜸 거짓말이 '어서 죽어야지'라면 '나는 돈 같은 것은 따지지 않고 성실한 사람이 좋다'라는 게 40대 아줌마의 능청스런 거짓말로 꼽히기도 한다.
여성 40대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오늘의 내가 가장 소중하다며 자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이른바 나우족이 늘어나고 안티 에이징이 번지고 있다. 아줌마지만 신데렐라의 꿈을 키운다. 젊은이 못잖게 몸매 가꾸기에 열정을 보이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며 정체성을 찾으려는 이도 늘고 있다.
미니스커트 열풍에 40대의 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열풍의 진원에 대해 유통업계는 '불황이면 미니스커트와 속옷이 잘 팔린다'는 속설 대신 '젊어 보이고 싶다'는 아줌마들의 욕망을 지목한다. 주저 앉고 싶은 중년의 아쉬움을 젊음의 상징인 미니스커트가 달래주는 셈이다.
서영관 북부본부장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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