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인질 殺害…외교 교섭 재점검해 볼 때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우리 국민 한 사람이 끝내 살해당했다. 정부는 목사 배형규씨의 피살 사실을 확인했다. 천인공노할 만행이다. 무고한 외국 민간인을 납치해서 흥정을 일삼고 툭하면 고귀한 인명을 살상하는 저들은 테러'범죄집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생명과 평화를 존중하는 전 세계인의 규탄과 상응한 응징을 받아 마땅하다. 악마적 광기를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할 수 없다. 쥐꼬리만한 명분 하나를 끄집어내어 테러'범죄집단을 굳이 이해하려는 세력 또한 비판받아 마땅하다.

분노를 다스리며 더욱 침착하고 냉정해야 한다. 칼자루는 무자비한 저들이 쥐고 있다. 우리는 협상 과정과 내용을 알지 못한다.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협상 관계자들은 보다 분발해야 한다. 그동안 석방 교섭과 외교 노력에 소홀했던 부분, 부작용 등 문제점은 없었는지 깊이 짚어봐야 한다. '한국인 살해'라는 결과가 그동안의 협상과정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아직도 22명의 한국인이 저들의 손에 있다. 저들은 포로 석방과 돈을 요구하고 있고 아프간 정부는 포로 석방을 거부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의 입장을 탓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 이해를 뛰어넘는 고려가 있어야 한다. 긴급 파견된 특사가 이 과제를 집중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아프간 정부에 영향력 있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총력 외교를 펼쳐 사태 해결에 적극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인질 8명 석방설도 무위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정부와 협상 관계자 그리고 국민들이 무기력증에 빠져서 안 된다는 사실이다. 22명의 생명이 구원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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