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열풍으로 음식물 섭취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달아올랐다. '프로 주부'를 표방하는 일부 아줌마들 입에서는 플라보노이드, 카로틴, 라이코펜 등의 어려운 식품 특수성분의 이름들이 줄줄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어떻게 먹어야 과연 잘 먹고 사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영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윤경영 객원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헤버 박사는 7가지 색의 음식을 매끼 색깔별로 1가지 이상 섭취할 것을 권유했다. 과연 색깔있는 야채와 과일이 그렇게 몸에 좋은가?
A: 색깔이 있는 과일과 채소는 무조건 몸에 좋은 성분을 반드시 가지고 있다고들 흔히 알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색소는 녹색계통의 클로로필, 황색과 적색 계통의 카로티노이드, 담황과 황색계통의 플라보도이드로 크게 분류된다. 야채와 과일의 색은 이 세가지 색소가 하나 또는 중복되면서 특정 빛깔을 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녹색을 내는 클로로필은 몸에 좋은 아무 성분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초록빛을 낼 뿐이다. 이들이 몸에 좋다고 이야기 되는 것은 그 색깔때문에 아니라 채소나 과일이 가지고 있는 다른 성분 때문이다.
Q: 그럼 굳이 색깔을 따져가며 음식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말인가?
A:식사를 준비하면서 색깔을 따져가며, 어떤 영양분이 빠져있는지 계산해가며 만드는 것은 식품영양학 교수라 할지라도 어려운 일이다. 굳이 색깔을 따져가면서 7가지 색깔을 꼭 섭취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한다는 측면에서 가급적이면 다양한 색의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영양학적인 면에서 균형잡힌 식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옛 속담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말처럼 가능한 다양한 색깔을 써서 예쁘게 조리한 음식을 통해 입맛도 돋우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Q: 음식 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많다.
A: 웰빙 붐이 일면서 '잘먹고 잘사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렇다고해도 식품은 약이 아니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식품만을 맹신한다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토마토에 있는 라이코펜(Lycopene)은 "토마토가 빨개지면 의사 얼굴이 파래진다."는 서구 속담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토마토에는 미량의 독성물질도 있다. 1년 미만의 영아에게 토마토를 먹이면 간혹 이상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정보다.
이렇듯 천연색소 효능을 이야기 할 때는 그 속에 들어있는 특정 물질만을 추출해 실험을 하기 때문에 어떤 음식이든 생리활성물질을 지니지 않은 식품이 없을 정도다. 무조건 과일이나 야채 속의 천연색소가 몸에 다 좋다고 맹신할 것이 아니라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Q: 그럼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 것일까?
A: 가장 간단한 방법이 정답이다. 입맛 당기는 제철 음식을 가장 싱싱한 상태에서 양껏 섭취하는 것. 특정 음식이 유독 당기는데는 그 속에 든 물질을 내 몸이 필요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몸이 원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싱싱하게 먹어야 한다. 외형이나 색깔이 변했다는 것은 그 속에 있는 영양소가 그만큼 파괴됐다는 증거다. 그래서 식품을 고를때는 가급적 색이 선명하고 외형이 변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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