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를 뜻하는 순 우리말인 '머구리'는 재래식 잠수부를 뜻한다. 60㎏에 달하는 두꺼운 가죽 작업복과 묵직한 청동투구로 완전무장한 머구리는 온몸을 감싸며 달려드는 거대한 문어에게 가느다란 꼬챙이 하나로 일격을 가하는 등 심해 속 바위산을 암벽 등반하듯 종횡무진 누빈다. 우리가 먹는 해삼과 멍게, 소라와 문어 등은 대부분 이들 머구리의 손을 거친다.
29일 오후 11시5분 방송되는 'SBS 스페셜'에서는 심해를 누비는 머구리들의 작업 방식을 살펴보고 잠수병의 원인, 치료를 위한 대책 등을 제시한다.
공기호스 하나에 의존해 천근만근의 수압을 온몸으로 견디며 하루 종일 버텨야하는 살인적인 작업환경이지만 머구리들에겐 또 다른 세상을 가슴에 품고 사는 낭만과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잠수병 탓에 충남 보령의 한 어촌 마을에 사는 머구리 30여 명은 일제히 다리를 절고 있다.
프로그램은 "잠수병은 '천형'이 아니라 막을 수 있는 '인재'"라고 지적한다.
깊은 심해에서 오랜 시간 작업을 하고 나면 급변하는 수압에 몸을 천천히 적응시키면서 올라오는 '감압' 과정을 충분히 가져야 하는데, 대부분의 머구리들은 이 과정을 무시한다. 수확한 해산물을 최고의 가격을 받고 팔기 위해서는 경매시간에 맞춰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압'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통증과 두통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는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숨지기까지 한다.
제작진은 "아름다운 심해 속에서 펼쳐지는 머구리들의 작업광경은 우리 바다의 아름다움을 새삼 일깨우고, 그들의 치열한 삶은 감동을 전해준다."고 밝혔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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