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홍준표·원희룡 의원 등 4명은 2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당원, 일반시민 등 8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번째 합동연설회를 갖고 영남권의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2일 제주연설회에서의 물리적 충돌사태 이후 당 지도부가 응원도구 반입금지 등 행사장을 철저하게 통제한 덕분에 경선주자 지지자들 간에 큰 충돌없이 진행됐다.
이날 연설에서 이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한 직접공격을 자제한 반면 박 후보는 과거의 경선룰 다툼과 합동연설회 연기, TV토론회 시비 등을 거론하며 이 전 시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연설 대부분을 성장과정과 사업가로서의 성공, 부산과의 인연에 할애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이유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서민들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라며 "정권교체를 해야 이 나라의 희망이 있고 서민에게 희망이 있다. 정권교체를 해 내가 대통령이 됐을 때 부산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누구나 공약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일을 실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산 광역 경제권을 통해 부산경제도 살리고 대한민국 일류 국가도 달성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반해 박 후보는 작심한 듯 이 후보를 비판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또한 청중들을 향해 반문하면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그는 "어떤 후보를 뽑느냐에 따라 정권교체를 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며 "불안한 후보로는 안 된다. 후보가 된 다음 문제가 터지면 정권교체는 물 건너가고 만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본선에서 이길 후보, 단 1%라도 불안하지 않은 후보를 뽑아야 한다. 이 정권이 어떤 공격을 해와도 이길 수 있는 흠없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며 "저는 바른 길이 아니면 어떤 유혹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 의원은 "최근 당내 검증문제를 보면서 연탄장수 아저씨 얘기가 생각났다. 자기 얼굴이 깨끗하다고 문질러 본들 흠은 더 묻게 마련"이라며 "양 진영에서 서로 '상대 흠이 많다.'고 공격하는데 나중에 본선에 가면 다 비수가 돼 돌아온다."며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원희룡 의원도 "두 후보에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 정말 왜들 이러나. 이렇게 헐뜯고 싸워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며 두 주자를 성토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27일 울산에서 세 번째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부산에서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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