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중도통합민주당 의원이 어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노무현 정권의 어긋난 언행과 실정에 대해 절도 있는 비판을 해온 조 의원은 그동안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을 상당 부분 완화시켜준 바 있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은 '자격을 갖춘 후보의 등장'이란 말로 그의 대선 출마가 난장판 정치문화 개선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어제 출마선언에서 범여권의 무조건식 대통합은 대선 필패를 가져올 것이라며 反盧(반노) 非(비)DJ 노선을 분명히 했다.
이런 조 의원에 대한 기대와 달리 범여권에 대한 국민 시각은 냉랭하기 짝이 없다. 최근의 범여권 대통합이 정치 도의 파탄과 정당 왜곡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DJ다. 자신의 과거를 보호하기 위해 권력욕을 무덤까지 끌고 가고자 하는 병적 집착이 느껴진다. 정치 개입을 않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은 입에 발린 공치사였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의 위선적 행동은 한국의 정치시계를 거꾸로 돌릴 뿐 아니라 자신의 민주화 공적까지 비루하게 만들고 있다. 그뿐 아니다. DJ는 자식까지 정치도의를 모르는 하찮은 사람이 되게 했다. 자신의 공천 강청으로 민주당 국회의원이 된 홍업 씨가 입당 넉 달 만에, 당선 석 달 만에 탈당을 한다는 것은 정치적 패륜이 아닐 수 없다.
더 한심스러운 것은 범여 정치권이다. 얼마나 무능하고 소견이 모자랐으면 아직도 팔십 노인의 등에 업혀 표를 구걸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 정치문화의 불모성을 상징하는 넌센스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남 비판에는 선수인 그들이 시대착오적 DJ 사당화 대열에 빠져있는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실패한 정권의 실패한 정당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국민 앞에선 자신들의 모습이 얼마나 초라해졌는지를 냉정하게 돌아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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