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매 맺는 상주시 행정혁신

상주시 공무원들이 열악한 지자체 예산타령 대신 직접 공사판에 나서 삽을 들고 시설개선 아이디어를 내 고효율 사업을 일궈내고 있다. 예산 확보가 어려워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행정혁신을 이뤄냈다.

◆2억 원짜리 갑장산 주차장 1천300만 원에 조성

상주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신흥동 갑장산 입구 주차장은 승용차 30여 대밖에 세울 수 없어 주말과 휴일이면 주차난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등산객과 지역주민들이 수년 전부터 주차장 확충을 요청해 왔지만 필요한 예산 2억 원을 확보 못해 속앓이를 해왔다.

상주시 건설사업팀과 산림공원팀은 직접 주차장을 넓히기로 하고 직원 16명으로 전담반을 꾸려 휴일도 반납하고 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멘트나 철근 등 예산이 필요한 건설자재는 사용 않고 주차장 위쪽 땅을 고르고 현장에서 나온 돌로 석축을 쌓았다.

이 공사는 하루 12시간씩 계속됐으며 다른 직원들과 인근 주민들도 함께 삽을 들고 참여했다.

공사에 나선 지 보름여 만에 차량 1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계단식 주차장 5곳이 만들어졌다. 공사비용은 배수로 덮개 구입비 1천만 원과 중장비 추가 투입 임대료 300만 원 등 1천300만 원으로 당초 예산 2억 원의 10%에도 미치지 않았다.

◆혼합 폐수처리 시스템, 시설·설치비 4억 5천만 원 절감

상주시 축산환경사업소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축산폐수 생물반응조 혼합형 시스템을 개발·개선해 연간 4억 5천만 원의 예산절감과 '농가부담 감소'라는 덤을 얻고 있다.

그동안 축산폐수 처리시 거품을 줄이기 위해 공기냉동기 별도 설치로 시설비 부담이 컸으나 지난 해 6월부터 공기량도 늘리고 거품발생도 억제할 수 있는 혼합방식 연구에 들어가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6개월간 처리 용량이 지난 한 해에 비해 2천여t가량 늘어났으며 공기냉동기 설치비 1억 원, 냉동기 전력비 3천만 원, 거품제거기 1억 원 등 모두 3억 4천여 만 원의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처리비 절감에 따라 축산농가들의 위탁처리비도 연간 7천600만 원 정도 줄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상주시 2007년 행정혁신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수돗물 병입사업, 먹는물 구입비 3억 원 절감

상주시 상하수도사업소는 수돗물을 350㎖들이 PET병과 18.9ℓ들이 정수기용으로 개발해 각종 행사장과 사무실 먹는물로 공급해오고 있다.

이로 인해 상주시청 내 각 실·과·소에서 먹는물 구입이 중단됐고 수돗물 신뢰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사업은 지난 2005년 11월에 5천만 원을 들여 도남 정수장 시설에 병세척기와 주입기, 포장기 등 설치와 병을 제작하고 병입 수돗물을 '상그리아'로 이름 지었다.

'상그리아'는 지금까지 18.9ℓ들이 정수기용 4천900여 통과 350㎖들이 PET병 15만 3천여 병을 공급해 줄잡아 3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병입 수돗물 사업도 도남정수장 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생수회사를 찾아 포장과 관리 등을 배우는 등 공무원들의 열정이 담겨 있는 사례로 손꼽힌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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