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이 운영하는 전문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는 지난 7월 초 338명의 자사 회원들의 블로그를 차단했다. 이들은 모두 다시보기 등 저작권 위반자료들을 다운로드받도록 유인하거나 불법 사이트로 유도하는 링크를 제공해온 스팸블로그.
스팸블로거들의 활동무대가 포털 블로그에서 전문 블로그로 확산되면서 이들의 활동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스팸메일, 스팸문자에 이어 이른바 '스팸블로그'가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활개치고 있다. 가히 '통신 있는 곳에 스팸(SPAM) 있다.'고 할 정도로 스팸이 진화하고 변종마저도 탄생하고 있다.
◆문자 PC에서 휴대전화로
정보통신부의 올 상반기 스팸 수신량 조사에서 이메일은 1인당 하루 5통으로 전년 대비 0.3통이 줄었다. 그러나 이 기간 휴대전화 스팸은 1인당 하루 0.54통으로 전년(0.47통)보다 0.07통 증가했다. 이메일을 이용한 스팸은 줄어드는 대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스팸이 늘면서 스팸의 휴대전화 이동이 진행 중이다.
휴대전화 스팸의 절반 이상은 대출 등 금융광고와 성인물이었다. 나머지 40% 정도가 대리운전이나 서비스 상품 등 고객유치 관련 스팸. 특히 성인물 광고는 지난해 0.11통에서 0.13통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휴대전화 스팸을 줄이기 위해 휴대전화 함정(스팸트랩)을 활용, 단속을 강화키로 했다. 스팸트랩은 가상의 휴대전화 번호를 만들어 놓고 이곳에 들어오는 스팸을 추적해 발신자를 잡는 시스템이다. 정통부는 현재 4천여 개의 스팸트랩 번호를 이용 중이며 이 가운데 2천500개의 번호를 바꿔 발신자를 색출한다는 계획이다.
◆스팸블로그 활개
스팸블로그는 블로그 운용자를 대상으로 정상 블로그처럼 위장한 블로그로 방문을 유도, 도박이나 포르노 사이트 등으로 자동연결하는 것.
최근 웹에 있는 문서를 긁어오는 프로그램의 일종인 '크롤러'를 이용해 방문자가 많은 '네이버 검색 결과' 등을 그대로 긁어와 자신의 블로그에 붙여 방문자를 유도함으로써 수익을 챙기는 방식을 쓴다.
과거 스팸블로거들은 정상 블로그처럼 위장한 뒤 네티즌들이 접속하면 도박 사이트나 포르노 사이트로 유인하거나 특정상품을 광고하는 유형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엔 '구글 애드센스'가 대중화하면서 스팸블로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국내 주요 포털이 제공하는 실시간 인기 키워드 서비스를 통해 웹페이지를 노리고 있다. 가장 검색이 많이 이뤄지는 인기키워드로 검색한 웹페이지 결과를 그대로 블로그에 붙이는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스팸블로그 문제를 방치할 경우, 전체 블로그 공간을 왜곡시키는 것은 물론 광고주들에게도 외면받아 이제 막 자리 잡고 있는 블로그 수익모델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기존 의미의 스팸블로그는 블로거들의 상당한 노력으로 많이 없어졌는데 최근에는 수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스팸블로그가 점점 늘면서 블로그 공간도 스팸에서 자유롭지 못한 공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양반. 각종 포털의 실시간 인기검색어나 핫키워드를 따라다니며 관련 뉴스나 동영상으로 블로그 공간을 채우는 '어뷰징 블로그'도 활개치고 있다. 이들 블로그에 접속하면 상당수가 도박사이트나 성인콘텐츠, 불법 웹하드 사이트와 링크돼 있다.
이같이 스팸블로그가 온라인 공간의 골칫거리로 등장하자 네이버, 다음, 태터앤컴퍼니 등 블로그 서비스 운영업체들은 뉴스나 퍼온 글 위주의 블로그가 검색 상단이나 추천어 검색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거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로그 운영을 통한 수익모델이 등장하면서 그동안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던 블로그 공간도 조만간 저작권 단속 태풍이 몰아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종 PDF 스팸메일도 출현
7월 초부터 신종 스팸메일인 PDF 스팸메일도 출현했다. PDF 스팸메일은 기존의 스팸과 달리 기업 간의 이메일에 널리 활용되는 PDF 파일을 첨부하면서 정상메일로 착각하기 쉬운 점을 악용하고 있다. 특히 PDF 스팸메일은 용량이 일반 스팸보다 4~5배 크기 때문에 발송자들이 증가할 경우 스팸메일 트래픽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메일 보안업체 테라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PDF 스팸메일도 보안성이 취약한 컴퓨터가 이용되기 때문에 전통적인 블랙 IP 차단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사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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