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web)이 태동한 지 20여 년이 지났다. 웹만큼 인류의 생활 유형을 단기간에 혁명적으로 바꿔놓은 것은 없다. 그러나 웹은 첫걸음을 디뎠을 뿐이다. 앞으로 웹 환경은 어떻게 바뀌고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인가.
◆정보 넘쳐나서 탈
인터넷 인구와 사이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콘텐츠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검색 결과를 많이 찾아주는 것이 웹 초창기에는 유능한 검색 사이트였다. 검색 엔진이 뿌려준 데이터 목록을 훑어본 뒤 그 중에서 자신이 필요한 것을 솎아내는 것은 전적으로 사용자들의 몫이었다.
사용자들이 참여와 개방·공유를 통해 정보를 확대·재생산해 내는 웹2.0시대가 도래하면서, 검색된 정보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함께 생겨났다. 시대는 더 똑똑한 웹을 원하고 있다. 콘텐츠 가운데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자동화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웹, 똑똑해진다
웹 기술은 컴퓨터가 질문과 자료를 이해하고 답을 낼 수 있는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시맨틱 웹'이 있다. 시맨틱 웹이란 컴퓨터가 정보 자원의 뜻을 이해하고 논리적 추론까지 할 수 있는 지능형 기술을 뜻한다.
"다섯 살 된 딸을 둔 30대 주부입니다. 남편과 함께 올여름 일주일 정도 갈 수 있는 휴양지를 찾습니다. 예산은 300만 원 정도인데 이상적인 여행 상품을 찾아주세요."
시맨틱 웹이 현실화되면 이와 같이 길고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웹이 답을 찾아줄 수 있다. 인터넷에 흩어져 있는 각종 정보에 대한 분석과 추론을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것에 근접하는 여행상품을 추천하는 역할을 웹이 해주는 것이다.
요즘 들어 웹2.0이라는 용어가 유행하면서, 시맨틱 웹 기술이 일반화되는 시대를 웹3.0이라고 규정하는 시각도 생겼다.
뉴욕타임스는 2006년 11월 시맨틱 웹 기반의 미래에 대해 웹3.0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도 지난해 11월 "수십억 쪽의 서류와 각종 사이트들을 뒤져 인간의 판단력에 비춰 가장 이상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검색엔진이 활동하는 시대, 이른바 웹3.0 시대가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나 서서히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웹2.0, 웹3.0?
웹3.0은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고, 논란의 여지도 없잖다. 상당 부분 웹2.0과 개념이 중복되는 것도 많고 현재까지는 실체도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웹2.0이 개방과 공유라는 사회적·경제적 조류를 판단한 것이라면, 웹3.0은 똑똑하고 편리한 웹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기술적 측면을 가리키는 용어다. 물론 시맨틱 웹이라는 말은 웹2.0과 3.0 환경 모두를 구현하는 기술을 가리키는 공식 용어다.
시맨틱 웹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98년이다. 미국에서는 1999년 중앙정보국(CIA) 등에서 연구가 진행됐으며, 유럽연합(EU)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2억 7천만 유로(약 3천400억 원)를 시맨틱 웹 연구에 투입했고 2008년까지 1억 100만 유로(약 1천300억 원)를 추가 지원한다고 한다. 한국정부도 2003년부터 시맨틱 웹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맨틱 웹을 비롯한 지능형 e-비즈니스 플랫폼 기술 개발 지원에 나섰다.
김중태(IT컬럼니스트) 문화원장은 "몇 년 후의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모든 기기가 융합되고 그 융합의 중심은 웹이 될 것"이라며 "유비쿼터스 웹의 특징은 자동화에 강한 시맨틱 웹"이라고 보았다. 김해용기자 kimhy@msnet.co.kr
■웹은 어떻게 태동했나
웹의 아버지는 영국 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팀 버너스 리(52)다. 학창 시절부터 그는 하이퍼 링크(특정 단어나 문자·정보를 다른 데이터와 연결시켜 놓은 것)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을 꿈꿨다.
1984년 유럽 입자물리학 연구소(CERN)에서 일하게 된 그는 하이퍼 링크를 이용하면 연구 과학자들이 정보를 더 쉽게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성자 가속기 작업 프로젝트를 정리하는 프로그램인 '인콰이어'(Enquire)를 만들면서 그는 여기에 하이퍼 링크 기능을 담는다. 인콰이어는 브라우저 개념을 담은 인류 최초의 소프트웨어였다.
1989년 그는 다른 나라 컴퓨터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글로벌 하이퍼 텍스트' 개념을 제시한다. 이듬해 그는 세계 최초의 웹 브라우저를 개발했는데 그 이름을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WWW)으로 정한다. 그 해 12월 그는 최초의 웹 주소인 'info.cern.ch'를 만든 뒤 여러 시스템을 통해 이 주소에 접속하는 데 성공, 마침내 웹 시대를 연다.
팀은 1991년 월드와이드웹 아이디어를 공개한다. 월드와이드웹은 여러 학자들과 프로그래머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며 인터넷 주소 체계인 URL 등으로 발전했다.
김해용기자
■키워드
웹2.0
초창기 웹(web)을 1.0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세대 웹을 2.0으로 구분한 개념이다. 변화되는 웹의 모습을 2.0 버전쯤으로 해석한 것. 웹1.0에서 사용자는 운영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만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반면 웹2.0에서 사용자는 검색·작성 등을 통해 스스로 정보 및 네트워크를 창조하고 공유한다. 네이버 '지식in', 블로그, 싸이월드 '미니홈피', 댓글 등이 웹2.0으로 가는 하나의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웹2.0은 기술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조류를 일컫는다. 미국의 인터넷 전문기술자 팀 오라일리 주도로 2004년 10월에 열린 '웹2.0 컨퍼런스'에서 그 개념이 첫 성립됐다.
시맨틱 웹
웹2.0을 규정하다 보면 시맨틱 웹(semantic web)이라는 생소하고도 난해한 개념과 만나게 된다. 시맨틱 웹은 웹2.0을 구현하기 위한 차세대 웹 기술을 통틀어 지칭한 공식용어로서, 컴퓨터가 정보의 뜻을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도록 하는 지능형 웹 기술을 말한다. 현재 일반적인 웹은 정보들이 단순하게 링크(연결)만 되어 있지만, 시맨틱 웹에서는 컴퓨터가 웹 데이터를 해석해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해 준다. semantic은 '의미의' '의미론의'라는 뜻을 담고 있다.
RSS
인터넷을 하다보면 RSS라는 표기를 보게 된다. RSS는 특정 사이트에서 새로운 콘텐츠가 생성되는 즉시 자신의 블로그 등에서 받아볼 수 있게 하는 자동 연동 기능을 말한다. RSS를 활용하면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수고를 많이 덜 수 있다. 웹2.0을 구현하는 핵심 기능 중 하나다. Really Simple Syndication 등의 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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