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많이 나는 여름이면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무더운 날이나 격렬한 운동 뒤에 겨드랑이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 때문이다. 사무실에서는 옆자리 동료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되고, 얘기를 나눌 때도 상대와 거리를 두게 된다. 붐비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는 더 곤혹스럽다.
◆아포크린샘의 땀이 세균과 반응해 냄새 유발
흔히 암내(겨드랑이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라고 부르는 액취증은 겨드랑이 땀샘의 하나인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된 땀 때문에 생긴다. 이 땀은 색깔이 우유와 비슷하며 점도가 높은 것이 특징. 땀 자체로는 세균이 없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땀이 나고 단 뒤 겨드랑이 주위의 세균에 의해 지방산과 암모니아가 되는데, 이 때문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다.
여성에게 액취증이 많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성별에 차이가 없다. 유전적으로 발생하므로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발병한 경우, 자식 간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사춘기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이때가 가장 심하다. 청소년기가 지났는데도 치료를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된 뒤에도 증상이 지속된다. 여성의 경우 생리나 임신 중에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수술 않고 치료하는 방법
액취증이 있으면 치료에 앞서 발한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검사는 15분쯤 걸리는데 땀이 나는 범위와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다. 냄새가 심하지 않다면 겨드랑이 털을 면도하고 이곳을 비누로 자주 씻고, 항생제와 알루미늄 성분의 약을 바르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제모레이저나 고바야시(Kobayashi) 절연 침을 이용해 겨드랑이의 털과 함께 아포크린 땀샘이 있는 피하지방층만을 파괴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흉터가 남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보다 재발률이 높고 3차례 정도 시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치료비가 더 든다.
◆근본적 치료는 수술
액취증을 깨끗이 없애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아포크린샘은 그 숫자가 평생 일정하지만, 수술을 해서 겨드랑이 털이 있는 부위에 집중되어 있는 아포크린샘을 한번 없애면 다시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수술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고전적인 방법은 피하조직 삭제법. 겨드랑이 피부를 절개한 뒤 들어올려서 아포크린샘을 없앤 뒤 피부를 덮어주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몇 가지 단점이 있다. 5~7㎝ 정도 피부를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흉터가 생긴다. 또 수술 중에 모낭과 혈관들이 손상될 수 있어 이로 인한 피부 괴사의 위험성이 있다. 수술 뒤 5일쯤 입원해야 하며, 일상생활에도 제약이 따른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요즘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요즘에는 초음파나 레이저수술법을 많이 쓴다. 흉터와 불편이 덜하기 때문이다. 초음파나 레이저는 지방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아포크린샘 세포를 없애준다. 이 수술은 수면마취와 함께 겨드랑이 부위를 국소마취를 한 뒤 1㎝ 미만의 피부 절개를 통해 이뤄진다. 수술 시간은 40분 정도. 수술 뒤 입원이 필요없으며, 수술 다음 날부터 샤워나 운동이 가능하다. 이 수술법의 재발률은 5~10%인데, 재발해도 증상이 수술을 받기 전보다 덜하고, 다시 시술을 받으면 어느 정도 완치가 가능하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김준형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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