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술 시장을 살리기에도 바쁜데 서로 발목 잡기만 하고 있나?
전례 없는 미술계 호황의 중심에 있는 대구 구상작가를 잡기 위한 서울지역 화랑의 구애가 점점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젊고 유능한 작가를 잡기 위해 직접 지역을 찾는 화랑주들도 많이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당장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급변하는 미술계 활황세에 '대구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와중에 사건이 하나 터졌다.
이희수 대구화랑협회장이 지난 27일 회장직에서 사직한 것. '일신상의 이유'라고 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지역 화랑의 케케묵은 반목이 재현된 결과 같아 씁쓸함을 자아낸다. 사건의 발단은 이희수 회장이 대표로 있는 리아트에서 '2007 대구아트페어' 개최 광고를 모 미술 월간지에 게재하면서부터.
이를 본 일부 화랑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화랑협회 명의로 추진하던 사업을 왜 개인 명의로 열게 되었느냐."는 것이 이들 주장의 요지. '사익을 위해 협회장 명의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였다. 일부에선 주최·후원사와 서울의 화랑에 전화를 걸어 부당성을 제기했다고까지 한다.
이에 이 회장이 '사태를 진정시키고자' 회장직을 내놓으면서 큰 불은 꺼진 상태이다. 양측의 주장을 들어 보면 모두 일리가 있다. 한쪽에선 "시 공모 사업 탈락 이후 회원과 상의가 전혀 없었다. 협회장으로서 개인업체를 통해 아트페어를 여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각 회원 화랑과 협의를 거쳐선 언제 추진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4월 대의원 회의를 통해 협회 차원의 아트페어 추진은 잠정 종료하기로 했다."며 "아트페어 사업을 예정대로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한다. '문제없다'는 반응인 것이다.
이 회장이 지난달 30일 임시총회에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고, 한기숙(한기숙갤러리 대표) 부회장이 새 회장에 오르면서 사태는 일단락된 것 같다. '대구아트페어' 명칭 사용 문제로 약간 이견이 있다고는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소식을 접한 미술 관계자들은 "또 터졌느냐."는 반응을 보이며, "누가 무슨 명칭으로 하든 지역 화랑계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을 소망했다. 지난 2002, 2003년 아트엑스포를 통해 지역 화랑 사이의 반목을 목격했던 이들은 화랑끼리 '상생'의 길을 통해 지역 미술 중흥에 견인차 구실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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