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액과외 교습소 곳곳 확산

3~6명 한그룹에 2,3천만원까지…기존 학원 수강료도 덩달아 껑충

3일 대구시 수성구의 한 고급아파트촌. 유명 과외선생이 운영하는 교습소가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오후 4시쯤 학생들이 하나둘 들어갔다. 고교 2년생 김모(17) 군은 "이 아파트 15층에 살고 있는데 수학 과외를 받으러 오는 길"이라며 "일주일에 두 번 가며 과외비가 한 달에 150만 원 정도"라고 했다. 세금 한푼 내지 않으면서 고액과외를 하는 불법 교습소가 곳곳에 널려있다.

◆고액과외는 불법 교습소에서

김모(44) 씨는 의대에 진학하려는 고3 자녀를 교습소에 보내고 있다. 그는 "아이에게 부족한 수학 과외를 위해서만 한 달에 250만 원을 지출한다."며 "더 비싼 과외를 받는 애들도 적지 않다."고 했다. 수성구 등에는 3~6명을 한 그룹으로 하는 2천만, 3천만 원짜리 고액 그룹과외가 꽤 있다. 대부분은 유명강사 출신이거나 서울에서 내려온 강사들이 교습소 등에서 음성적으로 가르치는 게 보통이다.

고액 교습소 과외가 늘면서 대구 전체의 사교육비도 덩달아 뛰고 있다. 강대문 대구입시학원연합회 회장은 "대입제도의 세분화, 내신반영비율 상향 등으로 인해 '소수 정예' '맞춤형 과외'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 2년 전에 비해 고액과외 가격이 크게 뛰었고 받는 학생들도 다소 늘었다."고 했다. 2, 3년 전만 해도 천만원대 과외는 없었지만 논술시험의 영향으로 고액 '족집게'과외가 비롯됐다는 것이다.

◆기존 학원비도 크게 올라

문제는 일부 부유층의 고액과외처럼 분반화, 그룹화 수업을 해야하는 기존 학원들도 수강료를 덩달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학원 운영자 A씨는 "학부모들은 수강생이 10명 넘는다면 아예 학생을 보내지 않는다."면서 "예전처럼 박리다매를 할 수 없어 수강생을 줄이는 대신 수강료를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했다.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과 학원(1주일에 100분씩 2회) 경우 수강료가 2년 전 10만 원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15만~20만 원으로 1.5배 정도 뛰었다. 수강료 30만 원 이상의 단과 학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학원·교습소들이 공공연하게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에 소극적이다. 지난해 대구소비자연맹이 학원 수강료 실태를 점검하면서 조사대상인 60여 곳 모두가 교육청의 기준 수강료를 초과해 받고 있는 사실을 적발했으나, 교육청은 지난 1년간 32곳을 처벌했다. 그중 행정처벌이 무거운 초과 징수로 적발된 학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기획탐사팀=최두성기자 dschoi@msne.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