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경·포항에서 들려온 화합의 낭보들

오랫동안 갈등관계를 지속해 왔던 전'현직 문경시장이 일주일 전 만나 화해했다고 한다. 종래의 불화를 오해 탓으로 돌린 뒤 현직 시장이 기존 정책의 승계 발전 등을 약속하고, 전직 시장이 지역 발전을 위한 공동 매진을 제안하는 것으로 화해의 바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흘 전엔 포항의 전'현직 시장이 만나 협력을 다짐했다고 한다. 전임자의 오랜 시정 경험과 노하우를 지역발전에 활용하고 함께 힘쓰자는 취지의 이날 모임은 시장직 교체 1년 만에 처음 성사된 것이라 했다.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소식들이다. 지방자치가 초기의 미숙한 단계를 벗어나 점차 바람직한 궤도를 회복해 가는 조짐인가 싶다. 선거전은 선거전으로 끝내야지 그걸 감정 싸움으로 계속 이어감으로써 지역민까지 분열시키는 일은 본래 지방자치에 기대했던 게 아니었다. 현임자는 항상 전임자의 경륜에 자문할 자세를 갖추고 전임자는 지역 발전이라는 지상명제엔 사심에 매임 없이 동참할 태세를 갖추는 게 지방자치의 바람직한 모습이라 믿었다. 하지만 우리 지자체장 입후보자들은 여러 시'군'구에서 선거 이후까지 맞서고 패를 갈랐다. 탓에 주민을 섬기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론 자신이 지역의 주인 행세를 한 꼴이 됐고, 겉으로만 지역을 위해 일하겠노라 내세웠을 뿐 결과적으로는 지역의 파괴자가 되고 말았다.

이틀 전 한 행사에서 중국 후진타오 현 국가주석과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권력투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국가 발전에 관련된 일인 한 철저히 협력하고 상호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 몇몇 지방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지역 리더들 간의 화해'협력 바람도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공인적 소명감이 널리 확산돼 가는 징조라면 더 좋을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