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구조활동에 어디 휴일이 있나요? 물에 빠진 아이를 빨리 발견해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천만다행입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6시 20분쯤 비번날이라 가족과 함께 상주 북천둔치 물놀이 행사장에 놀러 온 상주소방서 김종하(39·사진) 소방교는 갑자기 "아이가 물에 빠졌다."는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김 소방교는 무작정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뛰었다. 20여m쯤 떨어진 북천교 밑 냇가에 다다르자 한 여자아이가 수심 2m의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물가에 다다르자 아이는 물속으로 가라앉았어요. 다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지요." 그는 몇 차례나 잠수했지만 쉽사리 아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시간은 촉박했다. 수차례 물속으로 자맥질하느라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본능적으로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결국 대여섯차례 만에 그는 물속 바닥에 누워있는 아이를 겨우 발견하고 밖으로 건져냈다.
아이의 입술은 이미 파랗게 색이 변해 있었고 의식도 없었다. "너무 늦었나,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미친 듯이 아이의 가슴을 누르고 인공호흡 등 심폐소생술을 했어요."
김 소방교의 노력은 결실을 보였다. 갑자기 아이의 입과 코로 피와 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아이는 기침을 해댔다. 의식이 돌아온 것이다. 아이는 곧 상주 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 지금은 대구 동산의료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이가 지금은 열도 내리고 호흡도 양호해져 주말쯤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가슴이 뿌듯하더군요. 올해는 예년에 비해 부쩍 물놀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요. 항상 물속에서는 조심해야 합니다." 김 소방교는 "언제 어떻게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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