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7급 국가직 공무원 일반행정직 시험을 앞두고 있는 김모(30) 씨는 최근 같은 시험을 준비 중인 서울 친구와 얘기하다 속이 상했다. 지난해에도 공무원 시험을 쳤던 김 씨가 '더운 여름에 냉방시설 없이 시험을 치는 것도 고역'이라고 했다가 친구로부터 '서울에는 다 있는데 대구엔 왜 없느냐'는 얘기를 들은 것. 김 씨는 "토익시험을 쳐도 한여름에는 시원한 수험장을 선호하는데 국가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느냐."며 하소연했다.
대구 공무원 시험 수험장 시설에 대한 수험자들의 불만이 높다. 대구 수험장의 경우 냉방시설이 없어 창문을 열고 시험을 쳐야 해 더위는 물론 매미소리 등 소음과도 싸워야 하는 것. 이 때문에 대구 수험자들 사이엔 '필기시험'이 '인내력 시험'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9일 치러지는 대구 수험장은 경북기계공고, 달서공고, 대구공고, 경상공고, 서부공고 등 모두 5곳이지만 냉방시설이 갖춰진 곳은 한 곳도 없다. 그러나 시험 시간은 기온이 30℃를 오르내리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으로, 비가 오지 않을 경우 무더위와 싸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28곳 수험장에 모두 냉방시설이 갖춰져 있어 대구 수험자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해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는 "수험장 마련이 어렵다보니 공립 공업계 고교를 구하게 됐는데, 교실보다 실습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고의 특성상 교실에 냉방시설이 구비된 곳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험을 주관하고 있는 중앙인사위원회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진재원 중앙인사위원회 인재채용과 집행계장은 "수험장 선정 기준이 없는데다 시험장 임차료로 주는 금액도 적어 대부분의 학교가 수험장 임대를 꺼리는 탓에 공문을 통해 협조를 구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임차료 기준이 교실당 3만 3천 원으로 토익 등 사설 시험보다도 책정된 임대료가 적은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올해 7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은 16개 시·도 66개 학교에서 치러지는데 5만 8천513명이 지원해 81.8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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