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대학생 박연지(21·여) 씨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내일로 티켓'을 사러 동대구역에 갔다 헛걸음만 했다. 이달 중순쯤 친구들과 전국 각지를 여행할 계획이었지만 '여행 시작 5일 전부터 발권이 가능하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 박 씨는 "코레일 홈페이지에는 티켓 사용기간이 7월 11일부터라고 돼 있어 아무 때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줄 알고 갔는데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고 여행 시작 5일 전에 발권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황당했다."며 "왜 시간 제한을 해놓았는지, 홈페이지에 왜 자세하게 설명해놓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친구 8명과 함께 내일로 티켓으로 기차 여행을 한 이대승(22) 씨는 "좌석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느라 고생만 했다."고 푸념했다. 이 씨는 "내일로 티켓은 지정 좌석 개념이 없어 좌석이 지정된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근열차를 타면 해당 좌석의 손님에게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며 "젊으니까 서서 여행할 수도 있지만 이용량이 많은 노선의 경우에는 7일간의 입석행 열차표와 다름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코레일이 만 18~24세를 대상으로 4만 9천800원을 내면 7월 11일부터 8월 말까지 KTX를 제외한 모든 열차를 7일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내일로 티켓'을 판매,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용객의 불만 또한 높다. 발권 기간을 제한해 헛걸음하기 일쑤인데다 지정좌석제가 아닌 일종의 '자유석 및 입석 티켓'이기 때문에 열차 안에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또 코레일이 지난달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고객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자유게시판도 일방적으로 없애 내일로 티켓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할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내일로 티켓을 이용했다는 한 대학생은 "내일로 티켓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했더니 자유게시판은 온데간데 없고 고객의 소리에 주민번호를 넣고 의견을 제시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꿔놔 더욱 화가 났다."며 "이용객이 어떤 문제를 지적하고 얼마나 많은 이용객이 불편을 겪는지 알 수 없도록 일방적으로 개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내일로 티켓은 새마을호 동대구~서울 왕복 운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일주일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좌석 지정을 하기는 어렵다."며 "판매 기간을 여행 시작 5일 전으로 제한한 것은 고객들의 반환 사례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코레일 측은 또 "홈페이지는 개편 중에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고객의 소리를 자유롭게 담을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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