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영원한 오빠' 가수 이용과 인터뷰를 위해 여의도 스튜디오로 향했다. 객석에 몸을 반쯤 기대고 한 10분쯤 지났을까. '잊혀진 계절', '바람이려오'의 주인공 가수 이용이 리허설을 위해 무대에 오른다.
청바지에 색이 들어간 안경, 헐렁한 티셔츠, 목에는 제법 큼직한 목걸이를 하고 감정을 담아 노래로 토해낸다. 80년대 초반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1981년 '국풍81 대학가요제'에서 '바람이려오'로 금상을 수상하고 KBS '젊음의 행진'이라는 가요프로그램으로 첫 방송데뷔를 한 후 1년 만에 3개 방송사 가요프로그램 '가수왕'을 싹쓸이 하던 그가 아닌가. 25년의 세월을 훌쩍 넘겼지만 8집을 발매한지 2년 10개월 만에 9집 '컴백'을 발매하고서는 타이틀곡 '사랑의 상처'로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는 여전히 건재해 보였다.
대기실 의자에 앉자마자 그는 대구 예찬론을 펼쳐놨다. "제가, 첫 리사이틀을 당시 동대구백화점 옥상 야외무대에서 했어요. 수천 명의 팬들이 모였는데…. 아직도 대구분들만큼 절 좋아하고 반기는 분들이 없으신 것 같아요. 지금도 대구에서 출연섭외가 오면 출연료 생각안하고 달려갑니다."
그의 나이 40대 후반을 넘어섰지만 아직도 노래를 부를 때 그 감성이 아직도 꿈틀대고 있으니 놀랍기만하다. 연기자분들처럼 주어진 역할에 감정을 넣어서 가사가 '대사'라고 생각하고 노래를 부르니까 자연스럽게 감정에 몰입할 수밖에 없단다. 그렇다. 그가 노래를 부를 때 잘 살펴보면 수 천 가지의 표정이 꿈틀대고 뱉어내는 가사는 살아서 움직인다.
그는 "이제서야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고 했다. 무슨 말인가. 1985년 당시, 그는 누구도 부러울 것이 없는 톱스타였지만 돌연 미국 템플대 음대 3학년으로 편입해서 유학을 떠났다. "이때가 제 음악이 진하게 숙성된 시기입니다. 재즈와 화성학을 체계적으로 배우면서 데뷔 때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요. 정말 죽기 살기로 음악이론에 미쳐사니까 진짜 가수가 뭐고, 노래가 무엇인지 알겠대요. 제 나이쯤 되서는 가수들이 보통 데뷔때보다 한 키 정도 낮춰서 부르는데 전 아직도 26년전 그대로 음정키 'C'를 고집하는데도 전혀 무리가 없어요. 예전 목소리와 음정 키로 노래를 부를 때까지 평생 노래할겁니다."
그는 1988년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고 한국으로 되돌아오면서 다시 밑바닥부터 노래 생활을 시작했다. 10여 년 세월을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틈틈이 라디오프로그램 진행자와 노래교실도 열면서 노래에만 전념한 세월. 그 노력은 2003년 6월, 8집 타이틀곡 '후회'를 세상에 내놓고 빛을 발했다. 당시 이곡으로 경인방송 성인가요 순위 1위에 오르고 당시 녹화장이 온통 눈물바다가 되자 후배 가수들이 대신해서 노래를 불러주었단다.
"시간이 지나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절 바라보니까 제가 다시 그 자리에 서 있더라고요. 배우들이 나이가 들수록 연기에 깊이가 생기고 연기에 맛이 난다고 하는데 제가 요즘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9집 앨범 성공여부를 물어보았다. "팬들이 이번 9집 앨범에서 타이틀곡 보다는 아들(이욱) 하고 듀엣곡으로 부른 '두 개의 세상', '할 수 있어'를 더 좋아 하시는 것 같아서 아들놈하고 경쟁 아닌 경쟁을 해요. 음반시장이 불황인데도 지난 4월에 곡이 발표되고 나서 5천 장을 선주문 받아 시작을 한 후에 팬들이 너무들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현재 명지대 성악과 2학년에 재학하면서 아빠의 대를 잊겠다는 아들 자랑에 가수로서보다는 넉넉하고 포근한 아버지의 가슴으로 가까이 다가선다.
아직도 '오빠부대'에 가까운 3천여 명의 올드팬을 거느리고 있는 이용. 콘서트를 열면 이런 팬들 때문에 좌석이 부족할 정도란다. 그래,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라는 가사처럼, 어찌 그의 노래를 있을 수 있겠는가. 인터뷰를 끝내내고 마지막 인사에는 대구사투리로 마무리하는 가수이용. 꺼지지 않는 영원한 우리의 오빠로 영원하길….
대경대학 연예매니지먼트과 교수
작성일: 2006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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