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삼성 승리의 키워드는 심정수의 방망이였다.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 4번 타자 심정수는 홈런 두 방으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좌익수 자리를 양준혁에게 맡기고 지명타자로 경기를 치른 심정수는 1회초 3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데 이어 4회초 1점 아치를 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심정수(4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의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삼성은 롯데를 5대3으로 꺾었다. 심정수는 22·23호 홈런을 터뜨리며 이날 비로 경기가 없었던 클리프 브룸바(현대 유니콘스)와 홈런 공동 선두에 올랐다.
경기 전까지 현대에 이어 팀 타율 2위를 달리던 롯데는 12안타를 치고도 집중력 부족으로 8안타를 친 삼성에 패해 홈구장 팬들을 실망시켰다. 롯데 선발 송승준이 남긴 기록은 5이닝 6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난한 투구처럼 보이지만 심정수에게 홈런 2개를 내주며 4실점하는 등 모두 5점을 내주며 국내 무대 복귀 후 첫 패배를 안았다. 심정수의 원맨쇼에 농락당한 것이 패인.
1회초 박한이와 양준혁의 볼넷으로 잡은 1사 1, 2루 기회에서 심정수는 송승준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며 주자 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타격감을 잡은 심정수는 4회초 송승준의 초구를 가볍게 잡아당겨 다시 한번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비거리 120m)를 그렸다.
반면 롯데 4번 타자 이대호(4타수 1안타)는 4회말 1사 2, 3루에서 고의사구를 얻는 데 그쳤을 뿐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하며 심정수의 맹활약을 묵묵히 지켜봐야 했다.
롯데와 달리 삼성을 상대하는 투수로선 5번 타자 박진만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어 심정수를 거르기도 힘든 입장. 이날도 박진만은 3타수 2안타로 방망이를 날카롭게 돌렸다. 6번 채태인도 4타수 2안타를 기록, 상승세를 유지했다.
롯데는 0대3으로 뒤진 2회말 2사 1, 2루에서 정수근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뒤 4회말 강민호의 1점 홈런과 이인구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삼성 불펜 공략에 실패,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삼성 선발 제이미 브라운은 5이닝 동안 안타 홈런 1개 포함, 안타 10개를 맞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으며 위기를 잘 넘겨 시즌 9번째 승리를 거뒀다. 브라운 이후 삼성은 권혁-안지만-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불펜을 가동,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오승환은 1과 1/3이닝 1피안타 2탈삼진으로 시즌 28번째 세이브를 건졌다.
한편 SK는 잠실 원정에서 LG를 3대0으로 눌렀고 나머지 두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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