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철 불청객 '무좀'

소주+마늘 찜질…효과는 "글쎄"

무좀이 활개를 치는 계절이다. 습도나 기온이 올라가 피부에 땀이 많이 나는 장마철부터 한여름 사이가 무좀이 발병하고 재발을 하는 철이다. 발가락 사이가 가렵고 간지럽다. 특히 고요한 밤에는 간지럼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군대는 무좀의 온상이다.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에서 무좀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훈련을 나가면 제대로 씻지 못하는데다 공기가 안 통하는 군화를 오랫동안 신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곰팡이가 원인

무좀은 여러 가지의 피부진균증 가운데 대표적인 질환이다. 피부진균증의 원인은 곰팡이 진균 때문인데, 피부의 '때'라고 하는 피부의 각질을 먹고 산다. 곰팡이 진균은 크게 피부 사상균과 칸디다균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곰팡이 균은 공통적으로 고온 다습할 때 잘 자라면서 피부감염을 잘 일으키기 때문에 여름철에 기승을 부린다. 진균 감염증의 일반적인 증상은 가려움인데, 가렵지 않은 경우도 있다. 또 피부에 각질만 벗겨지기도 하고 물집을 만들기도 한다. 피부가 붉어지기도 하고 고름집을 만들기도 한다. 손톱이나 발톱에 생긴 경우에는 손·발톱이 두꺼워지면서 색깔이 노랗거나 흰색을 보일 수도 있다. 손톱이나 발톱의 끝이 위로 들리고 그 밑으로 딱지 같은 것이 생기기도 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증상과 임상적인 형태를 보이는 이유는 그 원인이 되는 균의 종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재발 막으려면 생활습관 바꿔야

무좀은 치료를 해도 재발이 잦은 병이다. 우리 주변에는 무좀균(곰팡이)이 아주 많기 때문에 완치 뒤에도 재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무좀이 있는 사람이 있는 거실이나 신발 속에는 아마도 무좀균이 득실거릴 것이고, 공중목욕탕의 바닥 혹은 손톱깎이 등에도 무좀균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재감염을 방지하려면 주변 환경이나 자신의 생활양식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남자인 경우 사타구니나 엉덩이에 진균 감염이 있다면 발쪽의 무좀 혹은 발톱 무좀에 대한 검사 및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타구니나 엉덩이 쪽 감염은 빨리 치료되는 반면 발이나 발톱은 치료 기간이 훨씬 길기 때문이다. 원인이 되는 것(발이나 발톱)은 그냥 두고 치료를 끝내는 경우가 흔히 있다.

또 무좀이 재발할 때에는 발톱을 잘 살펴봐야 한다. 자신의 발톱이 무좀의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인 경우 발톱무좀이 흔하다.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스타킹 등을 신는데다 하이힐 때문에 발톱이 잘 부서져서 그렇다. 등산이나 조깅 등 운동 뒤에 발톱이 빠지거나 부서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도 무좀이 있는 경우 발톱 무좀으로 발전되고 그 결과, 재발성 난치성 무좀이 많이 생긴다. 집 안에서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도 조심해야 한다. 개나 고양이가 털이 빠지고 가려워하는 경우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 진균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에는 주로 얼굴이나 목, 팔, 가슴 등 애완동물과 접촉한 부위에 진균 감염증이 생긴다. 특히 머리(두피)에 발생할 때에는 영구적인 탈모반(드라마 속 영구의 '땡빵머리')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찍 치료를 해야 한다.

◆꾸준한 치료가 중요

무좀은 아주 흔한 질병이고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을 괴롭혀 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 민간요법이 전해지고 있다. 특히 식초 혹은 소주에 '정로환'을 혼합해서 바르거나 찜질을 하기도 하고, 마늘 등 약초를 구해 바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민간요법은 피부를 자극해 염증을 더욱 심하게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무좀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르고 원인균도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현미경 진균 검사 등을 통해 균의 정체를 파악하고 적절한 약물을 먹거나 발라야 치료될 수 있다. 대개 환자들은 질병 초기에는 약을 잘 먹기 때문에 초기에 증상이 많이 개선되는데 이 단계에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면 재발이 잦다. 곰팡이 균은 끈질기기 때문에 한두 번의 약 복용이나 연고를 바르는 것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물론 최근엔 일주일 1회 요법이나 한 달에 1주일 치료요법 등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대체로 사타구니 혹은 몸통은 2주간, 손과 팔의 무좀은 약 4주간, 손·발톱은 적어도 3개월의 치료가 필요하다.

#무좀에 걸리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과 신발이나 양말을 함께 신지 않는다.

▷신발을 고를 때는 너무 꽉 조이는 것은 피한다.

▷팔다리의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발에 통기를 자주 시키고 습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한다.

▷매일 비눗물에 발을 닦고 특히 발가락 사이를 잘 닦은 뒤 말린다.

▷목욕탕에서 나오기 전에 다시 한 번 손발을 깨끗이 씻는다.

▷손·발톱을 너무 짧게 깎거나 옆모서리를 파지 않는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나건연 칠곡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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