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유선미 씨는 친정에 있는 TV를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무려 330만 원이나 들여 산 DLP TV인데 구입한지 꼭 2년만에 '돈먹는 하마'로 전락해버린 것.
지난달말 유 씨의 친정 어머니는 유 씨에게 "TV화질이 신통찮다"는 얘기를 했고 유 씨는 이를 확인해 TV제조사인 삼성전자의 AS센터에 수리를 요청했다.
그런데 유 씨 가족들은 출장나온 AS센터 직원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지금 고치려면 수리비가 35만 원이나 든다는 것. 더욱이 DLP TV는 TV 특성상 램프를 5천시간마다 교환해줘야하며 앞으로도 2년에 한번씩 램프 교환비용 20만 원 정도를 들여야 한다고 서비스센터 직원은 얘기했다.
그러나 유 씨 가족들은 2년 전 이 TV를 구입했을 당시 판매점 직원으로부터 램프 교환비용에 대한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다. 가격이 싼 브라운관TV 1대 가격이 20~ 30만 원에 불과한 시대에 어느 누가 1, 2년에 한번씩 수십만 원의 소모품 수리비를 들여가며 TV를 보겠느냐는 것. 이럴 줄 알았다면 주머니 사정이 뻔한 노인들이 DLP TV를 선택했겠느냐고 유 씨 가족들은 되물었다.
"이 DLP TV를 판 판매점에 가서 따졌더니 해당 판매 직원은 이미 퇴사했다고 하고,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습니다. 세계적 기업이라는 삼성전자도 이런 부분을 모든 판매점에 고지하고 소비자에게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친정은 냉장고를 13년째 쓰고 있고 그 전에 봤던 TV도 12년을 무탈하게 봤습니다."
유 씨는 엄청나게 큰 돈을 들여 산 TV가 이제 완전히 애물단지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그는 노인들이 대기업의 고가 신제품 상술에 언제든지 당할 수 있는만큼 이런 사실을 꼭 알려아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한 관계자는 "DLP TV의 램프 가격은 솔직히 여러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인정하면서도 "램프 등에 관한 내용이 사용설명서에 적혀있으며, 상당수 판매점에서는 이런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DLP TV는 현재 단종상태라 소비자들이 더 이상 구매할 수 없는 상태라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DLP TV
미세한 마이크로 거울을 이용, 고해상도, 고화질을 구현한다는 TV. 일반 프로젝션텔레비전에 비해 두께는 2분의 1 수준, 무게는 3분 1 정도여서 한 때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부품 교환시 엄청난 비용 때문에 최근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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