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의 향토 서점이 완전히 몰락하고 그 자리를 서울의 교보와 영풍문고 두 대형서점이 석권했다.
대구 도심의 유일한 토박이 서점으로 명맥을 이어온 대우서적(대구시 중구 남일동·대표 박순진)이 이달 말 문을 닫는다. 이로써 지난 1999년 교보문고가 문을 연 이후 8년 만에 대구 도심의 중대형 토종 서점이 모두 폐업하게 됐다.
대우서적은 30년 역사의 중형 서점으로 최근까지 시민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명맥을 겨우 유지해 왔으나, 결국 '공룡 서점' 지역 진출의 마지막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대우서적의 박순진(66) 대표는 "인터넷과 대형서점의 진출로 경영난이 악화돼 이전도 계획했지만 역시 미래가 불투명해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대구 도심에는 30여 개의 크고 작은 서점이 밀집해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1999년 교보문고의 대구 진출과 인터넷 서점의 성황으로 분도서점에 이어 학원서림·하늘북서점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이어서 토종서점의 간판격인 25년 역사의 제일서적도 지난해 부도로 추억 속으로 사라졌고, 본영당서점은 수성구로 이전했다.
대우서적이 문을 닫으면서 대구 도심은 서울에서 진출한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2개 대형 서점이 장악했고, 시민과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토종 서점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제 대구의 서점가는 도심 주변의 동네서점이, 그것도 문구를 겸하는 형태로 생존하고 있을 뿐이다.
대구 서점의 산증인이기도 한 소설가 송일호(69) 씨는 "순수 토박이 서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현재의 출판 독서계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시민과 함께 애환을 나누던 토종 서점의 몰락은 씁쓸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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