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건표의 스타토크] 개그맨 김쌤 김홍식

폭소클럽1·2 에서 그가 '떴다 김쌤'이라는 코너를 진행할 때 그만의 향이 팍팍 버무려진다. 김쌤의 유쾌한 강의는 살아가면서 생각해봐야 할 삶의 지혜들을 살짝 버무려서 얘기한다. 게다가 갖은 양념을 다한 사투리 화법의 재미는 보너스다. 검정색 뿔테안경을 턱하니 쓰고 나타난 우리의 선생님, '김쌤'.

마라토너 이봉주와 흡사한 분위기를 내는 턱수염이 예사롭지 않다. 안경을 벗으면 영락없는 이봉주의 얼굴이다. "쌤여~ 질문 있습니더. 마로토너 봉수형님하고 와 이리 닮았는교?"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답이 날아온다. "아무 이유 없어~. 이봉주 선수를 한번도 만나본 적은 없어요. 한번 보면 좋을텐데."

그의 사투리는 연극무대라고해서 별 다르지 않다. '로미오와 쥴리엣'연극에 출연했해서도 "로미오, 니 웬일이고 여긴 우짠 일로 왔노."라며 그만의 독특한 화법을 그대로 구사했다.

"연극연습을 하는데 표준어로 하는데 어색한거예요. 듣던 연출자가 '김쌤, 원래 말투로 갑시다'해서 대사를 전부 사투리로 해버렸죠."

방송에서 '김쌤'으로 떠버린 그는, 방송출연 후에는 밖에서 담배도 마음대로 피지 못했단다. 지나가다가 담배를 피고 있는 그를 보면 '쌤여~. 쌤이 함부로 담배를 피워도 되는 겁니까?.'한다는 것. 선생님 캐릭터도 일상생활에서는 피곤하가보다. "그 일을 겪은 후에는 '아~ 내가 공인이구나' 생각하고 자제하게 되더라구요."

그는 대구 토종의 경상도 사투리로 스타가 됐다. 거기에 덧붙여지는 맛나고 재밌는 강의 솜씨는 그를 전국구 개그맨으로 만들어 주었지만 그한테도 시련들은 있었다.

대구에서 이벤트 MC로 출발했던 무렵의 이야기다. "이벤트 MC로 무대에 서다보면 제 기분과 상관없이 남을 즐겁게 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초장기라서 그런지 우울해지고 슬프더라고요. 사무실에 쪽지 한 장 덜렁 남겨놓고 MC 안한다고 도망도 몇 번 갔었어요."

마음고생이 심했던 시절에는 이벤트 MC무대와 거리감을 두려고 했지만, 타고난 재능은 속이지 못하는 법. 늘 그가 있던 자리는 그를 바라보고 있는 관객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마음이 흔들릴 때 그를 잡아준 사람은 조정환 씨라고 말한다.

당시만 해도 이벤트 MC라는 게 전문화 되어 있지 않았던 시절, 대구이벤트 MC들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탈정도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준 방우정, 조정환, 김홍식, 김제동 등의 화려한 입담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우리 지역분들을 웃길 수 있다는 건 전국구가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그만큼, 대구에서 웃음이 터지면 전국적인 유머가 되는 거죠."

그는 김쌤의 캐릭터를 영원한 고유브랜드로 개발하고 싶다고 말한다."한번 쌤은 영원한 쌤이잖아요. 세계유명 코미디언들은 각자의 고유한 캐릭터가 있어요. 그 캐릭터로 평생을 가는 거죠.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제대로 표현하는 코미디언이 진짜 배우가 아닐까요?"

요즘 들어서는 몸이 두개라고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고 했다. 영화와 드라마도 찍었다고 한다.

영원한 쌤으로 남고 싶다는 김쌤. 그런데 그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좌우명은 뭘까. "글쎄요. 전 아이들한테 '인생은 직진이다' 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하면 우리 집사람이 좋아하지는 않을 텐데…. 하하하. 하지만 이대로 직진은 좋은 거 아닙니까~. 쌤여 같이 가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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