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고민지우개] 휴가때마다 찾아오는 시누이 가족 불편해

*고민있어요

직장인인 남편과 초교생, 중학생인 남매와 도시근교에서 살아가는 주부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장점이 있어 여름이면 손아래 시누이 가족들이 휴가에 맞춰 다니러 옵니다. 덕분에 우리 식구끼리의 휴가는 생략이지요. 시누이가 싫거나 반갑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일 년에 한번뿐인 휴가를 저도 누리고 싶거든요. 하나뿐인 남편의 여형제라 소홀히 할 수도 없거니와 행여 진심을 오해하거나 섭섭해 할까봐 속내를 전하기가 싶지 않아요.

*이렇게 헤보세요

녹음이 짙은 나무에 매달린 매미가 목청을 돋우는 여름입니다. 일전에 들렀던 대형마트에서 휴가용품 코너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저마다의 수레에도 가득가득 담겨져 있었던 것을 보았어요. 바야흐로 계곡으로, 바다로 떠나는 시기인 게지요. 이 더운 날에 시누이의 가족까지 건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데 참으로 좋은 올케이시네요. 더욱이 자신의 가족휴가를 그들에게 반납한 상태라니 말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제 식구끼리의 오붓한 여름휴가를 즐기고 싶은 바람이 있을진대, 그렇지 못한 탓에 은근히 속상하고, 시누이에게 얘기 하자니 행여 마음 상할까 염려되시나 봐요.

시누이와 올케는 '결혼'을 매개로 하는 새로운 인간관계입니다. 두사람 모두 각자 결혼을 계기로 다른 집안으로 편입도 되고 유입도 되는 입장이지요. 시누이가 매번 휴가를 님의 집에 다니러오는 정도라면 적어도 님의 심정을 못 헤아려서 라기보다는 그만큼 가깝고 편하게 느낀 것이고, 님께서 살갑게 맞아주시고 의좋은 오누이관계를 위하여 배려를 많이 하신 덕분이겠지요. 어쩌면 시누이는 님도 자기 마음인양 할 수도 있겠어요. 그렇다면 딸과 시누이의 입장에서 며느리, 올케로 수평이동 되었을 시누께 님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한다면 누구보다 이해의 폭이 넓은 영원한 아군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가족 간의 화목을 이유로 얼굴 붉힐까봐 문제를 회피하거나 덮어두고 무조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급급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뿐만 아니라 상처는 더 크게 곪아 치유하기도 힘들 지경에 이르게 될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가족의 화목은 일방적인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편안함과 행복을 전제로 하니까요.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를 알리고 이해시키기보다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상대가 알아주기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요?

말이란 그 사람의 내면이 바탕이 되어 구체화되는 것입니다. 기저에 깔린 마음과 그것을 전할 때의 태도나 방법 등에 따라서는 이해도 혹은 오해도 생길 수 있지요. 먼저, 함께함의 장점에 대해 언급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이 불편해 하는 부분과 그 것이 님께 혹은 님의 가족에게 미친 결과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상대의 기분은 상하지 않게 배려하는 방법이 좋을 듯합니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진심을 전한다면 잠시는 서운할지도 모르지만 종당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거부감없이 수용하게 되리라 여겨집니다.

시누와 올케사이는 서로의 입장에서 벗어나 이해와 배려가 동반된다면 가장 든든한 원군이 될 수 있답니다. 님의 진심도 제대로 전하고, 시누이의 마음도 다치지 않게 지혜를 발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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