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기에 관한 엉뚱한 상상

▷알래스카에도 모기가 살까?

추운나라 알래스카에는 아무리 생명력이 질긴 모기라 할지라도 적응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오산. 오히려 살기 힘든 환경에 적응한 놈들이다 보니 아주 독한 모기가 극성을 부린다고. 우리나라의 모기는 비할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항상 얼음으로 뒤덮힌 겨울 날씨만 계속될 것 같지만 알래스카에도 짧은 여름이 있다. 우리나라 봄'가을과 같은 날씨가 지속되는 7, 8월 동안에는 모기가 왕성한 활동을 벌인다는 것. 현재 35종이 살고 있으며 해마다 그 종류와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모기 눈알로 요리를 만든다?

서태후가 즐겼다는 '모기 눈알스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대접했다고도 알려졌다. 중국 사천성의 성도인 중경 지역에서 유명한 요리다. 그렇다면 직경 1㎜도 안되는 모기 눈알을 어떻게 확보하는 걸까? 이 지역에는 동굴이 수 없이 많으며, 그 동굴에는 박쥐들이 그득하다. 박쥐는 모기를 주식으로 하지만 모기 눈알만은 소화시키지 못하고 배변 때 그대로 배설한다. 따라서 주방장들은 박쥐 배설물을 모아 촘촘한 채로 몇번 걸러서 모기 눈알을 모으는 것이다. 과정은 별로 위생적이지 않지만 완성된 요리는 최상의 진미로 부르는 것이 값이 된다. 과정을 생각하면 꺼림칙하지만 완성된 요리의 가격은 1인분에 140~300만원 선으로 '부르는 것이 값'일 정도로 최고의 진미로 꼽힌다.

▷모기에 물렸을 때 근육이 힘을 주면 입을 못뺀다?

"모기가 물었을 때 말야 근육에 힘을 꽉 주면 모기가 침을 못 빼. 뚝 부러지기도 한다니까." 가끔 근육질의 남성들이 자신의 근육을 자랑이나 하듯 늘어놓는 입담이다. 이것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한 일이다. 근육의 발달 정도에 따라, 그리고 어떤 부위를 물리는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알통이 꽉 찬 팔의 이두박근 같은 곳을 모기가 물었다간 제대로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모기가 채 침을 빼지 못한 사이 근육에 힘을 꽉 주면 모기가 대롱대롱 날개짓만 한 채 붙어있다는 것.

▷모기 1만 마리에게 동시에 물리면 어떻게 될까?

모기 한 마리가 빨아들이는 피의 양을 약 0.03㎖라고 가정한다면(0.02㎖는 작은 물 한방울 정도) 1만 마리가 동시에 피를 빨았을 때 몸에서 빠져나가는 피의 양은 300㎖ 정도가 된다. 보통 성인이 헌혈을 할 때 340㎖의 피를 뽑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혀 인체에는 무리가 없는 양이다. 하지만 피가 모자라서 죽기보다는 모기가 내뿜는 독소에 의해 알러지 반응을 일으켜 실신할 가능성이 높다. 또 간지러움 때문에 미칠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있다.

▷모기 브랜드 시대. "난 아디다스표야"

올 여름 '아디다스 모기'주의보가 내렸다. 산에서 주로 서식하는 이 모기의 정식 명칭은 오리엔탈 타이거 모스키토 (Oriental Tiger mosquito). 검은색 가슴 등판 중앙에 흰 줄 3개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어 마치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상표와 같다고 '아디다스 모기'라는 별칭이 붙은 것이다. 특히 군인들 사이에서는 '군화와 전투복을 뚫고 피를 빤다'고 해서 '전투모기'라고도 불린다. 이 아디다스 모기가 무서운 것은 뎅기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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