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여름철 야영을 하면 유난히 모기에 많이 물리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모기가 특정 혈액형을 선호한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다만 특정 체형 또는 체질을 좋아할 수는 있다. 모기는 열과 이산화탄소, 냄새를 좋아한다. 사람 몸에서 배출되는 땀 냄새와 호흡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운동 뒤 생기는 젖산 등에 강한 유혹을 느낀다. 로션 등이나 향수도 좋아한다. 모기는 눈이 나쁘지만 흡혈 대상의 냄새나 호흡으로 위치를 파악한다. 심지어 20m 밖에 있는 대상도 냄새로 찾아낸다. 땀으로 인한 냄새가 많이 나는 사람은 모기의 공격대상 1호가 된다. 아울러 살이 많이 찐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표면적이 넓어 모기에 더 쉽게 물릴 수 있고, 열이 많은 어린이가 노인보다 더 잘 물린다.
신체 조건뿐 아니라 옷 색깔도 유의해야 한다. 곤충은 짙은 색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되도록 밝은 색 옷을 입는 것이 모기를 피하기에 좋다. 곤충은 밝은 색 위에서는 자신이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밝은 색을 피한다.
모기가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다. 이유는 호르몬 때문. 여성 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왕성한 여성은 피부가 촉촉하고 윤기있는 피부 미인인 경우가 많다. 다만 에스트로겐 분비가 왕성하면 피부 온도도 높아져서 모기가 보다 쉽게 물 수 있다. 모기에 물리는 남성은 호르몬이 아니라 땀 때문이다. 발 냄새도 모기가 좋아하는 냄새 중에 하나. 결국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몸을 청결히 하고, 자기 전에 샤워를 해서 몸을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 물리면 왜 가려울까?
모기에 따라 며칠씩 가려워서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모기에 가려운 성분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모기가 피를 빨때는 여러 독성물질을 투입한다. 특히 피가 굳는 것을 방지하고 혈관을 확장시키기 위해 포름산이라는 독성을 집어넣는다. 우리 몸은 이들 물질을 제거하는데 필요한 백혈구를 쉽게 이동시키기 위해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을 생산해 모세혈관을 확장시킨다. 그런데 이 히스타민이 몸을 가렵게 하는 작용도 함께 한다. 때문에 모기에 물리면 '긁적긁적' 자기도 모르게 몸을 긁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긁는 것은 금물이다. 모기에 물린 부위를 긁으면 주위의 멀쩡한 조직들을 자극하게 되고, 히스타민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터뜨리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가려워진다.
모기에 물리면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구토에 호흡곤란, 심지어 의식을 잃는 사람도 있다. 모기 알레르기 때문이다. 모기 침 속에 들어있는 여러 단백질 성분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 모기 알레르기가 잘 나타나는 사람은 6~14세의 어린이 중 면역력이 약하거나 천식, 아토피, 비염 등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경우로 알려져 있다.
◇ 모기가 에이즈를 옮긴다(?)
에이즈 환자에게 사용된 주사기 바늘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사용되면 에이즈바이러스(HIV)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에이즈 감염환자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가 HIV를 옮기지는 않는다. 모기에 의해 흡수된 피는 모기의 소화기관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그 소화기관 안에는 HIV가 자랄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인간의 T세포가 없기 때문에 HIV는 번식하지 못하고 모기의 소화시스템에 흡수돼 버린다. 결국 모기가 바이러스를 소화해버리기 때문에 모기를 통해 에이즈가 전염된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다만 말라리아처럼 하나의 세포로 돼 있는 기생원충의 경우에는 모기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 HIV와 달리 이 원충은 모기의 소화기관 내에서도 독립적으로 살 수 있고, 그 안에서 번식도 할 수 있다. 이렇게 번식된 원충은 모기가 사람의 피를 빨아들일 때 인간의 피 속으로 들어가 말라리아를 감염시킨다. 매년 세계적으로 모기로 인한 말라리아 발병자는 3억 명에 이르고, 이 중 150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현재로서는 정작 무서운 적은 에이즈가 아니라 약에 대한 내성을 갖춘 말라리아 원충의 등장인 셈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