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강동면 모서·오야리 일대 논들은 형산강을 성토한 탓에 지하에 양질의 모래가 깔려 있어 골재채취업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실제 지난 해 이 일대에는 4곳 4만 6천㎡의 골재채취 허가가 나 논들이 파헤쳐졌다. 올해도 3곳 6만 6천㎡의 논에 골채채취 허가가 나 있다. 이곳 일원 논에는 많은 업자들이 지주들과 수십여 만 평의 논 임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재채취업자들은 우량농지 조성을 이유로 시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내는데 문제는 논을 파헤치면서 지하수가 고갈된다는 점.
지하수 고갈 우려가 제기되자 인근에서 딸기 재배를 하는 농민들이 골재채취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강동면 이상기(60) 모서딸기작목반장은 9일 "경주시는 앞으로 딸기재배하우스가 집중돼 있는 모서 및 천북면 오야리 일원 논 주변에 대한 골재 채취 허가를 보다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농민을 고려치 않고 골재채취업자 편에 선 행정이 지속될 경우 강력한 저항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다른 작목반원들도 "딸기농사 경우 수막재배가 보편화 돼 있다."면서 "무리한 골재채취로 물길이 뒤틀려버리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면 지하수 고갈로 수막재배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모 업체가 지난 달 2만㎡ 사업허가를 받은 7번 국도변 논의 경우 딸기하우스단지와 인접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골재 채취 반대 현수막을 내거는 등 물리적 행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목적은 골재채취이면서 사업허가는 우량농지로 허가 받는 편법부터 사라져야 한다."며 "사업허가 외 지역에 골재를 파는 일 등 불법도 판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면 모서리와 천북면 오야리 일원 논 경우 개발업자들이 몰리면서 논 임대료가 연 3.3㎡당 3만원까지 치솟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한 농민은 "농사를 짓는 것 보다 1년 임대료가 훨씬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논값에 육박하다보니 업자와 지주들이 손발을 맞춰 골재채취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모서딸기작목반은 3만 3천여 평에 걸쳐 딸기를 재배, 겨울철 짭짤한 소득원이 되고 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 수막재배 : 겨울철 비닐하우스에 장시간 물을 뿌리면 바깥 기온이 내려가도 실내 온도는 6~7℃를 유지할 수 있어 딸기 재배 대 수막 보온이 보편화 돼 있다. 이 때 물은 지하수라야 온도 유지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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