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이 대통합민주신당과 통합민주당 등 양당 체제로 가닥 잡히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오는 20일쯤 합당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반면, 통합민주당은 대통합을 거부한 채 독자적인 생존을 모색할 움직임이다. 한때 대통합신당에 부정적이었던 친노(親盧) 의원들은 합류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시작된 범여권의 체제 정비 작업이 6개월 만에 별 소득없이 '도로 열린우리당'과 '도로 민주당'으로 원위치하게 됐다.
원내 85석인 대통합민주신당은 58석인 열린우리당과 합당을 완료할 경우, 총 143석으로 129석인 한나라당을 제치고 다시 1당이 된다. 그러나 신당의 전체 의원들 중 비(非)열린우리당 출신은 통합민주당 측 5명뿐으로 겉만 대통합신당일 뿐 속은 '도로 열린우리당'이다.
이와 관련,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합동회의를 갖고 합당의 기본절차와 일정을 논의했다.
양당은 ▷18일 열린우리당 임시 전당대회 ▷19일 양당 통합수임기구 간 합동회의 ▷20일 중앙선관위 합당신고 등의 절차를 밟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으로는 흡수 합당 방식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당 대 당'의 대등한 통합을 하게 된다는 것.
그러나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합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고, 민주신당에서도 '선(先) 통합민주당과의 합당론'이 제기되고 있어 이들을 어떻게 무마시키느냐가 막판 과제이다.
한편 통합민주당은 9일 목포에서 전남도당 전진대회를 갖고 독자경선 후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박상천 대표는 "통합신당 세력이 국정 실패 세력인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 독자세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일부 의원들의 신당 합류로 원내 9석의 군소정당으로 전락했으며, 당내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의원도 신당으로 쏠려 있다.
결국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은 대통합신당과 민주당에서 각각 추진하는 후보경선에 참여한 뒤 대선에 임박해 경선 1위 후보 간에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대통합신당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유시민·천정배·신기남 의원 등이 있으며 민주당에는 조순형·이인제·신국환 의원,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장관이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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