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달라도 우리는 평생교육원 동기동창생." 대학 평생교육원에 다니면서 인생을 변화시키고 즐겁게 사는 법을 배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창업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노년에 여가활동을 즐기는 '평생교육원 동기동창생' 3인을 만났다.
▶"사장님 됐어요"
전업주부였던 공혜정(41) 씨는 6개월 만에 인생을 바꿨다. 그의 현재 직업은 대구시 중구 공평동에 있는 핸즈커피 공평점 대표. 공 씨를 변화시킨 것은 평생교육원이었다. 공 씨는 지난 3월 계명대 평생교육원에서 바리스타 과정을 들었다.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은 7월에 합격했다. 합격하자마자 바로 창업을 준비했고 지난 1일 커피전문점을 개점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면서 욕심이 생겼습니다. 평생교육원에 다니면서 제가 몰랐던 나만의 적성을 찾았습니다."
공 씨는 원래 커피에 관심이 많아서 커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었다. 어느날 평생교육원 전단지를 보고 주저하지 않고 등록했다. 1주일에 한 번 수강하면서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커피는 단순히 태워마신다고 생각했는데 커피의 원산지와 유래, 기구를 공부하는 것은 어려웠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하지만 힘든 줄을 모른다. 하루종일 서 있다 보니 다리가 아프지만 집에 돌아가면 아이가 발을 주물러주면서 응원해준다.
바리스타는 커피를 추출하는 사람이다. 똑같은 원두, 물이라도 바리스타의 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진다. 현재 한국 커피의 80%는 인스턴트인 반면 원두커피는 20%에 불과하다. 그만큼 커피시장의 발전가능성은 무한하다.
공 씨는 "코스타리카, 케냐, 브라질 등 원산지에 따른 다양한 맛을 아직까지 정확하게 모른다."면서 "커피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손님들에게 최고의 커피맛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직장 스트레스 풀어요"
지난 8일 오전 11시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계명대 평생교육원의 교육장인 유빈 차명상·예절교육원. 수강생 10여 명이 차를 앞에 두고 둘러앉아 있었다.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 수강생들은 차를 마시면서 명상강의를 듣고 있었다. 대부분 여성으로 연령은 20대에서 50대 등 다양했다.
직장인 김지연(30·대구시 달서구 파호동) 씨는 지난해 3월부터 매주 두 차례 이 강좌를 듣고 있다. 차를 마시면서 명상을 통해 마음을 정화하면서 직장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이 가장 즐겁다. 또 명상체조를 통해 자세를 교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몸매 유지에도 좋다. 김 씨는 "강좌를 듣기 전에는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속으로 삭였다."면서 "명상강좌를 들으면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스트레스는 저절로 사라진다."고 말했다.
김 씨는 차문화예절명상자격증도 공부하고 있다. 2개월쯤 뒤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든다. 자격증을 따면 초·중·고교에서 차문화예절 교사로 일할 수 있고 차와 관련된 다구점과 차교육원, 찻집, 교육기관 등에서 일할 수 있다. 취미뿐만 아니라 부업 등 일석이조가 가능하다. 김 씨는 "더 공부해서 차문화교육기관 등에서 강사로 일하거나 창업도 하고 싶다."고 했다.
▶"여가활용으로 그만이죠"
지난 7일 오전 11시 영남대 평생교육원. 흥겨운 음악 속에 박화자(67·여·청도군 북지리) 씨가 댄스스포츠에 열중하고 있었다. 박 씨는 3년 전부터 일주일에 두 번 평생교육원을 찾는다. 두 시간 동안 신나게 춤을 추면 스트레스는 저절로 사라진다. 그는 자이브, 차차차, 룸바 등 라틴댄스와 왈츠, 탱고 등 모던댄스를 배우고 있다. 집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지만 항상 강좌가 있는 날이 기다려진다.
박 씨는 "댄스스포츠를 배우면서 허리와 무릎 통증이 사라졌다."면서 "취미생활과 여가활동으로 아주 좋다."고 말했다. 한 달 강습료는 6만 원에 불과하다. 이제는 손자·손녀에게 자신이 배운 춤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1년에 한 번 정도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춤 발표회를 연다. 가족들이 너무 좋아한다. 우울증, 무력증 등도 치유할 수 있었다. 춤을 배운 뒤 체력도 몰라보게 강해졌다. 등산을 해도 숨이 차지 않는다.
박 씨는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껏 춤을 추면 가정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면서 "친구들에게도 평생교육원에 다니라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이래서 평생교육원에 간다
▷사교육비를 줄여준다=대학 평생교육원 강좌를 듣고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요즘 학원비 등 사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가계에 도움이 된다. (박미화·37·경북 김천시 지좌동)
▷젊음을 되찾게 해준다=논술지도사, 커피 아카데미, 요리 등 대학 평생교육원 프로그램을 5개 정도 들었다. 대학을 졸업한 지 꽤 됐는데 강좌를 듣기 위해 대학 캠퍼스를 밟으면 기분이 좋다. 새내기 대학생들이 많은 캠퍼스에 갈 때마다 덩달아 20대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위란우·39·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
▷창업을 가능하게 한다=직장생활하다가 지난 6월 '마마스핸즈'라는 도자기공방을 창업했다. 이는 다 평생교육원에서 들었던 강좌 때문이다. 외국인 신부들과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절강사로도 일하고 있다. 직장인과 주부들에게 부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금정숙·29·대구시 달서구 파호동)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평생교육원 강좌를 들으면서 가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 강좌에서 배운 지식을 이용해 장애인시설 등에서 봉사도 하면서 나눔의 삶도 실천하고 있다. (임지희·50·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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