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공방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경선이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이 후보의 '대세론'과 박 후보의 '역전론'이 맞붙고 있는 가운데 후보들은 합동연설회에서, 측근들은 언론을 통해서 상대 후보 공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10일 전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는 "이제까지 대통령은 동쪽 아니면 서쪽 한 지역의 지지를 받고 된 반쪽 대통령이었다."며 "하지만 저는 완전한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어 "남을 끌어내리고 음해하고, 비난하는 3류 정치는 이제 끝을 내야 한다."며 박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우리 후보가 부동산에, 세금에, 위장 전입에 거짓말까지 모든 게 의혹투성이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며 거듭 이 후보를 공격했다. 그러면서 "반칙과 부정부패는 영원히 추방하겠다."며 "수시로 말을 바꾸는 후보를 선택하겠느냐. 대선 패배를 선택하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사람은 남북정상회담으로 불거진 대북문제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서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북핵을 폐기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질풍노도와 같은 바다에서 항해하면서 살아온 사람만이 김정일과 북한을 상대로 이길 수 있고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나는 북한 때문에 어머니를 흉탄에 잃은 사람이다. 그러나 개인의 아픔보다는 남북관계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며 "지도자가 확고한 신념과 원칙을 갖춘다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 박근혜가 하면 국민들이 안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시각 두 후보 측근 의원들은 상대의 의혹을 제기하며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 측의 유승민 정책메시지단장은 이 후보가 2001년 투자자문회사인 BBK로부터 49억 9천999만여 원을 송금받았다는 금융거래 내역 요약서를 공개한 뒤 이 전 시장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의 진수희 대변인은 박 후보의 동생인 근령, 지만 씨가 90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최 목사로부터 언니(누나)를 구출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성 편지를 썼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해명을 요구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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