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스피지수가 무려 8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사상 세 번째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 대출) 부실문제로 촉발된 미국발 신용 경색 여파가 유럽으로 확산,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 파리바가 펀드환매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았고 우리 증시도 이 여파에 맥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이날 폭락장 속에서도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7천억 원 이상의 순매수를 나타냈으며 대구·경북의 증권사 지점에서는 '내렸을 때 사자.'는 문의가 쇄도, 투자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최악의 금요일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80.19포인트(4.19%) 급락한 1,828.49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24.28포인트(2.99%) 내린 788.41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2004년 6월 3일 4.27% 급락한 이후 3년 2개월여 만에 최대이며 낙폭으로는 2000년 4월 17일(93.17포인트), 지난달 27일(80.32포인트)에 이어 사상 세 번째 기록이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유가증권시장(39조 6천865억 원) 및 코스닥시장(3조 2천10억 원)에서 모두 42조 8천875억 원이 날아가버렸다.
외국인과 프로그램이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삼성전자(-2.90%), POSCO(-6.84%), 한국전력(-3.03%), 현대중공업(-6.90%), 국민은행(-4.13%)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00위권 종목은 거래정지 상태인 한진중공업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으며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20위권 종목도 하나로텔레콤(0.23%)을 빼고는 모두 떨어졌다.
이날 하락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715개)과 코스닥시장(772개) 등에서 모두 1천487개로, 전체(1천894개) 종목의 78.5%를 차지했다.
◆개미들은 차분했다
전날 순매수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천245억 원 순매도를 나타냈으며, 프로그램 매매도 5천436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천375억 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날 개인의 순매수 금액은 사상 최대치였다.
이승수 CJ투자증권 대구지점장은 "'주식을 팔겠다' '펀드를 환매하겠다'는 전화는 거의 없었고, '지수가 더 빠지면 쌀 때 사겠다'는 문의가 대다수"라며 "개인들은 주식시장의 상승기조가 여전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의환 우리투자증권 대구범어지점장은 "한동안은 주식시장이 요동을 칠 것이며 저항선은 1,770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는 이미 알려졌던 것인 만큼 오래 끌지는 않을 것이며 이달 말쯤에는 이에 대한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돼 우리 주식시장도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박 지점장은 "분할매수에 나서야하며 상대적으로 덜 빠진 IT주, 많이 내린 증권주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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