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중요한 건 역시 계획 아닌 실현 능력

이달 들어 대구'경북에 반가운 뉴스들이 잇따르고 있다. 안동 독립운동의 산실이라는 '협동학교'가 복원되고 그 옛터에 안동만의 독립운동기념관이 별도로 문을 열었다는 게 무엇보다 그렇다. 경북도청의 '동해안 해양개발 종합계획'도 기대 모으는 프로젝트이며, 한티(큰고개)를 넘어 다니는 지금의 팔공산 종단도로를 터널화하고 확장하는 사업의 준비 과정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소식도 희망적이다.

대구에서도 금호강 서부 구간에 또 하나의 큰 다리가 건설될 예정이라니 대구권역이 칠곡 지천 지역으로 급속히 확대되는 계기가 될 듯해 주목된다. 최근의 한일 항공회담 결과에 따라 대구가 숙원인 일본 도시 직항 노선을 확보할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졌고, 대구 도심의 골칫거리가 돼 온 구 밀리오레 빌딩의 호텔용 재전환도 추진된다 하니 그 성과가 주목된다. 대구시립미술관 착공이 드디어 실현됐으며, 그에 발 맞춘 듯 그 입지인 월드컵 경기장 일대 개발이 러시를 이룰 조짐까지 나타났다고 해 더욱 고무적이다. 그곳은 동물원을 옮겨 넣고 각종 스포츠시설을 갖추는 등 거대한 규모의 대구대공원을 조성토록 오래전부터 구상돼 있는 곳이지만 꿈에 그쳐 왔었다.

듣기만 해도 반갑고 즐거운 뉴스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그 계획들을 얼마나 잘 숙성시키느냐 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휘황찬란하게 구상만 됐을 뿐 결국엔 말로 그치고 만 개발계획이 하나둘 아닌 탓이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4천 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동해안 종합개발이 계획의 실현 능력 여하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대표적인 경우가 아닌지 모르겠다. 대구의 일본 직항노선도 그렇고 대구대공원 일대의 개발이 욕심같이 잘 추진되리라는 보장은 더욱 없는 형국이다.

팔공산 종단도로 또한 준비나 고비를 넘겼다는 말이지 2천470여억 원을 들여 8년 후 완공하겠다는 실행 계획의 현실화까지 보장된 건 아닐 터이다. 그 개량 노선이 실제 시공된다 해도 그 남북단에서의 대도로 연결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결국 앞으로의 우리 노력 여하에 성패가 달렸을 뿐, 여러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을 뿐이라는 말이 되는 셈이다. 관계 당국자는 신발 끈을 더욱 단단히 조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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