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에서 2위는 해야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다." 지난 11일 현대 유니콘스와의 대구 홈경기 전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포스트 시즌 진출에 만족한다면 4위도 상관없지만 그 성적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4위가 포스트 시즌 티켓 확보의 마지노선이지만 4위 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팀을 꺾은 뒤에도 2위 팀을 넘어야 비로소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다. 매 경기 총력전을 펴야 하는 탓에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고 선수들은 지치기 마련. 때문에 제대로 된 전력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다.
실제 1989년부터 시작된 준플레이오프 제도 아래에서 4위 팀이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1992년 롯데 자이언츠, 2001년 두산 베어스가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뿐이다. 시즌 초·중반의 부진을 딛고 3위까지 치고 올라온 삼성이 내친 김에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린다면 최소한 2위 자리를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주 최대 관심사는 3위 삼성이 2위에 오를 수 있느냐 여부. 1위 SK 와이번스와 5위 LG 트윈스가 이번주 상대다. SK와는 상대 전적에서 6승2무4패로 앞선다. LG와도 7승6패로 근소한 우세. 2위 두산 베어스에 0.5경기차로 뒤지고 4위 한화 이글스와는 1.5경기 차 밖에 나지 않아 어느 팀이든 연패가 이어지면 2위는 커녕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선취점을 올리면 승리, 먼저 점수를 빼앗기면 패전'에 익숙해졌던 삼성은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 팀 모두 힘든 상대지만 7월31일부터 대구 홈에서 LG와 SK를 상대로 각각 2승1패씩 거두며 4연속 역전승을 달렸다는 점에서 삼성 선수들은 자신감에 찬 상태다.
문제는 집중과 선택. 선발 투수들의 투구가 들쭉날쭉한 상황에서 권혁, 윤성환, 권오준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언제 투입할지 선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SK와의 1차전은 최근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제이미 브라운이 등판할 차례라는 것이 다행스런 부분이다. 1차전을 잡을 수 있다면 계산은 한결 수월해진다.
주포 심정수의 불붙은 방망이가 식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면 이번주 4승2패라는 목표를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 4번 타자 클리프 브룸바를 제치고 홈런(24개)과 타점(77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심정수는 이번주 개인 통산 1천 타점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산 타점은 998점.
지난 주말 심정수의 홈런포를 앞세워 '천적' 현대에 2연승을 거둔 삼성이 2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4일 선발투수
삼성 브라운 - SK 채병용(문학)
두산 이승학 - KIA 이범석(잠실)
현대 전준호 - 한화 류현진(수원)
롯데 장원준 - LG 옥스프링(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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