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인질 둘 석방, 진짜 協商은 지금부터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 여성 김경자, 김지나 씨가 어제 풀려났다. 피랍 26일 만이다. 깜깜한 절망 가운데서 한줄기 빛이 보이는 듯하다. 이 빛을 살려 남은 인질들을 모두 무사히 돌아오게 해야 한다.

풀려난 두 여성은 곧 꿈에 그리던 가족의 품에 돌아올 것이다. 남은 19명의 인질들은 깜깜한 어둠 가운데서 언제 비칠지 모르는 한줄기 빛을 찾고 있다. 마지막 한 사람의 인질이 풀려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두 명의 인질이 풀려난 것은 정부 협상단의 다각적인 노력의 결과로 평가한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테러세력과의 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내세워 탈레반 포로와 인질들의 맞교환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결국 우리 협상단의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두 명이 풀려난 현실적인 결과는 아주 중요하다. 테러세력과의 협상에 부정적인 국제 관행을 잘 다스려 비판 여론을 최소화한 것은 우리 외교의 성과로 볼 수 있다.

가능성을 발견한 만큼 이제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 가능한 한 속전속결로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최선이다. 테러세력과의 직접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적인 역풍을 맞을 수 있고 국가 위신도 말이 아니게 된다. 취약한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미국과 아프간 정부에 긴밀한 협조를 구하고 탈레반을 설득해내는 고도의 외교적 전략전술을 구사하기 바란다.

사태는 유동적이고 예측을 불허한다. 이미 남자 인질 두 명은 무참히 살해됐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하루빨리 인질들이 모두 무사히 돌아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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