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날, 살을 에는 추위의 겨울보다는 한결 낫다고 하지만 불청객이 많은 계절이 여름이다. 그 중 피를 빨아 먹는 모기는 최악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모기, 이것에서 작가 강대영은 인간의 모습을 엿본다.
강대영의 두 번째 개인전 '우리가 비워야 할 것'전이 9월 1일까지 문화공간 KMG에서 열린다. 그의 작품 전시장엔 실물 크기로 손수 제작한 모기를 떼거리로 설치해 놓았다. 수세식 변기며 세면대에 헤아릴 수 없이 무리 지은 모기를 보면 공포감이 밀려 온다.
주인은 사라지고 객만 남은 생활공간. 온전했을 법한 사과는 마치 모기가 다 먹어치운 양 조각만 남았다. 한 작품에선 한 무리의 인간이 모기에 둘러싸여 있다. 오히려 작아 보이는 인형이 포위망을 좁혀 오는 모기에 둘러싸여 절박한 느낌을 전한다.
강대영은 "모기의 개체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건 인간의 환경파괴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결과라는 이야기다. 내가 더 가지기 위해 남의 것을 뺏는 행위와 유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전시를 기획한 서희주 씨는 "그는 전시공간을 '해우소(解憂所)'라는 공간으로 연출하고 여기에 인간의 자기반성의 장소라는 의미를 부여했다."고 설명한다. 마음속에 가득했던 탐욕이, 화장실과 세면실에서 몸에 지닌 때를 비워 내듯이 깨끗하게 사라지게 하는 공간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다. 작가는 결국 '우리가 비워야 할 것'을 은유적으로 제시하며 관람객을 '비움의 철학'으로 인도한다. 053)627-7575.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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