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뱃살은 가라!" 몸짱에 도전한 의사들

▲ 뱃살은 가라! 환자들에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라고 조언하던 의사들이 스스로 몸짱이 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뱃살은 가라! 환자들에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라고 조언하던 의사들이 스스로 몸짱이 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늘 환자에게 "운동하라, 살을 빼라."고 조언하던 의사들이 스스로 '몸짱'이 되기 위해 아령을 들었다. 이들은 대구시의사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인 '몸짱 닥터 선발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전장을 던진 것. 의사회는 시민들에게 운동의 중요성을 '몸'으로 알리기 위해 대회를 마련했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의 한 피트니스센터. 매일 오후 8시만 되면 의사들이 가쁜 숨을 쉬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짧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탓에 평소 의사 가운 속에 감췄던 '신체의 비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힘에 겨운 듯 아령을 들고 팔을 부르르 떠는 사람, 스트레칭을 하면서 다리를 후들거리는 사람. 한눈에 봐도 초보들이 많았지만 다들 열심이다. 진료실에서 척추와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성인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운동을 하라고 환자들에게 쉽게 말했는데, 그 운동이 말처럼 쉽지 않다.

강규헌(45) 동산연합정형외과 원장은 태어나서 본격적인 운동을 하는 게 처음이다. 트레이너들로부터 '운동할 때 너무 엄살이 심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은 '노는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어 책상에 앉아 공부만 했다고 한다. 167㎝의 키에 88㎏. 살을 빼고 건강해지기 위해 몸짱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강 원장은 "보기엔 쉬운 운동인데 근력이 약해서 그런지 짐볼(스트레칭용 공)에 앉았다 일어나는 것도 힘든 지경"이라며 "운동을 열심히 해서 환자들에게도 떳떳하게 운동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167㎝의 키에 한때는 89㎏이나 됐다는 조창식(40) 중앙연합의원 원장은 생애 네 번째 체중 감량에 도전했다. 10년 전엔 100㎏이 넘었다. 체중을 줄이고 난 뒤 유지가 중요한데 번번이 실패했다.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거름삼아 이번엔 20㎏ 감량을 목표로 열심히 운동해 '몸짱'이 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평소 골프와 걷기는 물론 탁구동호회에서 활동할 정도로 운동을 즐기는 상영호(45) 수성맑은피부과 원장. 그는 "동료 의사들의 권유로 가벼운 마음으로 '몸짱 닥터'에 도전하게 됐는데, 막상 시작하니 쉬운 게 아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직 운동을 한 지 며칠 되지 않아서 그런지 이곳에서 1시간만 운동하고 나면 다리가 떨린다는 것. 그러나 이왕 시작한 운동, 끝장을 보기 위해 매일 집에 가서 의사회 사이트의 게시판에 운동체험기를 쓰고 있다고 했다.

'몸짱 닥터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의사들은 25명. 이들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 몸무게, 허리둘레, 체지방 등을 측정해 뒀다. 10월 13일 선발대회가 열리는 그날 가장 많은 신체 변화를 보인 6명이 '몸짱 닥터'로 선정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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