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이 친환경농법의 하나로 오리농법을 권장하고 있지만 영농 후 이 오리들이 농민들에게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농사꾼'으로 키워진 오리가 식용 전용으로 사육된 일반 오리보다 맛이 떨어지고 살이 없어 식당이나 유통업체, 식품회사 등에서 구매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
지난 2003년부터 친환경농업을 대대적으로 보급하고 있는 울진군은 특히 오리를 논에 풀어놓아 잡초, 병해충을 잡아먹게 하는 오리농법을 권장해 왔다.
군은 올해도 친환경벼 특수농법 재배면적을 전체 벼 재배면적의 35%인 1천95㏊로 확정하고 마리당 2천 원씩 하는 오리 10만 5천여 마리를 농가에 무상 보급했다.
하지만 작년까지 상당량을 마리당 1천 원에 사갔으며 올해도 1만 마리 정도를 구매하기로 했던 L유통업체가 최근 '울진 오리는 식용으로 부적정하다.'며 거래 중단을 통보해와 비상이 걸렸다.
일 오리로 키워지다 보니 식용 오리보다 살이 질긴 등 맛이 떨어진다는 것. 또 사료 대신 잡초나 병해충을 주로 먹고 자라다 보니 살이 없는데다 털도 일반 오리에 비해 잘 뽑히지 않아 가공 비용이 더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오리는 무게가 2.5㎏ 전후인 데 반해 울진 오리는 최소 사료만 주기 때문에 1.5~2㎏이 고작이어서 유통업체들이 일정기간 다시 사료를 주고 키워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는 것.
농민 황모(73·평해읍) 씨는 "벼 개화기까지 오리를 빼지 못하면 이때부터 농군 오리가 잡초가 아닌 벼 이삭을 따먹기 때문에 벼 피해가 생긴다."면서 "많은 오리를 따로 가둬 키울 공간도 없어 사가는 곳이 없어지면 낭패"라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여러 유통업체 중 한 업체가 거래 중단을 통보해온 것일 뿐"이라며 "타 판매처 조사 및 농가 자체 소비를 유도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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