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윤석화까지…학벌주의 폐단 돌아볼 때

끊이지 않는 가짜 학력 파문, 도대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국내 연극계의 대표적 스타 배우 윤석화 씨마저 허위 학력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화여대엔 입학조차 한 적 없고, '뉴욕대학 수료'는 '뉴욕시립대'에서 몇몇 과목을 수강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독보적 지위의 중견 배우이자 실력 있는 연출가,두 아이를 공개 입양한 '열린 사고'의 주인공조차 학력 위조를 했다니 그 충격파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신정아發(발) 학력 위조 소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다음엔 또 누구 차례일까'라는 말이 나돌 만큼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작금의 거짓 학벌 사태는 우리 사회의 과도한 간판주의 탓이다. 물론 그들이 학벌을 속이거나 부풀린 행위 자체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는 큰 과오다. 대중의 신뢰를 배신했다는 점에서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네의 못 말릴 학벌 지상주의에 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이 있다 한들 '짧은 가방끈'을 이유로 2류, 3류 대접을 받는 현실이 가짜 학력 양산의 주범이다.

최근 허위 학력 문화예술인들은 하나같이 각자의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들이다. 이런 실력파들조차 끝내 간판의 유혹에 무릎 꿇고 말았다는 사실은 학벌 중시 사회의 환부가 얼마나 곪았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내준다.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 지상주의의 고질병을 고칠 때가 됐음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대학 졸업 유무만으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세계가 웃을 일 아닌가. 변변한 학벌 없이도 업적을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그것이 학력 위조 사태를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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