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컴퓨터그래픽 관련업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한 세상이 됐다. 영화 '디 워'(D-War)에 등장하는 이무기 부라퀴와 '반지의 제왕'의 골룸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컴퓨터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현실 세계의 인간이나 동물보다 훨씬 리얼한 모습에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아울러 컴퓨터 그래픽은 일상 생활에서 함께 호흡하고 생활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잠 들 때까지 한시도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텔레비전을 켜면 그래픽이 만들어낸 현란한 광고와 드라마 및 영화 특수효과가 춤을 추고, 휴대폰 속에도 그래픽 화면과 온라인 게임이 존재하지 않는가?

가뜩이나 그래픽으로 가득 찬 텔레비젼 화면이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방송위원회가 '가상광고'를 법제화하는 방송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다음달 정기국회에 상정할 계획이기 때문. 가상광고는 스포츠 경기 도중 휴식시간에 그라운드나 코트 등 여유공간에 화면 상에만 나오는 광고를 말한다. 경기장내 간판광고와 달리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가상광고는 텔레비전 시청자들에게만 보인다. 방송의 광고 독점 논란이 일면서 지난 2002년 논의가 중단됐다가 이번에 재추진되면서 다시금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역에서도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온라인 또는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많다.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내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에도 10여개 관련 업체가 입주해 있다. 지난해 대만 시장에 진출한 '란온라인' 게임으로 유명한 (주)민커뮤니케이션을 비롯해 문화제 복구 및 3차원 그래픽을 이용한 데이터베이스 제작업체인 (주)컬쳐테크 등이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온라인 대전액션 게임 '그랜드체이스'로 유명한 (주)KOG(대표 이종원). 'KOG' 또는 '그랜드체이스'를 검색하면 관련 기사만 수백 건이 뜰 정도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한 업체다.

얼마 전 사무실을 진흥원 외부로 옮겼으며, 출입문에는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도록 보안장치가 돼 있다. KOG 개발이사를 맡고 있는 안준한 씨는 "신작 게임인 엘소드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특히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KOG는 올해 신작 게임으로 '엘소드(Elsword)'를 준비 중이다.

업계와 유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최고 기대작. 그래픽 작업의 설명을 맡은 엘소드 개발팀 이승수 씨는 "개발 중인 게임의 그래픽 작업을 이해하려면 개괄적이나마 게임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현재 게임은 어떤 게이머가 목표냐에 따라 나뉜다는 것. 쉽게 말해 라이트(light) 또는 캐주얼(casual) 게이머와 코어(core) 게이머로 나뉘는데 전자는 짧은 시간에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쪽, 후자는 장시간 게임에 몰입하는 쪽이라고 보면 된다. 엘소드는 3인칭 캐주얼 액션 게임에 속한다. 3인칭은 게이머가 주인공을 입체적으로 내려다보면서 모험을 즐기고 싸움도 한다는 뜻. 동시에 캐주얼 게임이다보니 조작도 비교적 간편하고, 그래픽 화면도 실사(實寫)와는 다른 만화적인 느낌을 주는 쪽으로 개발한다는 의미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가상의 캐릭터와 공간을 창조해 내는 작업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기술과의 싸움이다. 이 씨는 "현재 기술적으로 볼 때, 영화에서 쓰이는 실제와 같은 장면을 게임 속에서 구현해 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 그렇게 하는 게임도 있다."며 "다만 컴퓨터 사양이나 네트워크 속도 등을 감안할 때 과연 그만한 고화질 그래픽이 필요하냐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화 속 캐릭터는 실제감을 부여해서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지만 게임은 프로그램 속에서 캐릭터가 게이머가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단계를 더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따른다는 것. 안 이사는 "만약 기가바이트급 랜이 갖춰지고 사용자마다 슈퍼컴퓨터를 갖고 있다면, 영화 '디 워'나 '트랜스포머'에서 등장하는 실제같은 캐릭터들이 게임에서 활약하도록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