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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행사 울리는 '게릴라 비'

폭염과 게릴라성 호우가 반복되는 날씨 탓에 축제 등 각종 야외행사가 잇따라 연기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대구 달서구 첨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폭염과 게릴라성 호우가 반복되는 날씨 탓에 축제 등 각종 야외행사가 잇따라 연기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대구 달서구 첨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한여름밤의 음악 축제'.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지난 4일 대구 신천 둔치에서 열릴 예정이던 '2007 폭염탈출 신천 돗자리 음악회'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당초 6일 동안 계획됐던 음악회는 폭우로 3일만 진행된 채 13·14일로 연기됐는데 게릴라성 폭우로 다시 무기한 연기된 것. 14일에는 화창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었으나 비가 1시간쯤 내렸다가 개기를 반복, 행사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다. 행사를 준비한 김봉기 대구 남구청 공보계장은 "기상청 일기예보를 시간대 별로 체크하며 대비했지만 결국 가요제 결선은 열지 못했다."며 "오는 9월이나 10월로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말했다.

폭염과 게릴라성 호우가 반복되는 변덕스런 날씨 탓에 각종 축제나 공연 등 야외 행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 맑고 뜨거운 날씨가 계속되던 예년과는 달리,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등 일기예보가 '헛다리'를 짚는 일이 잦으면서 애써 준비한 행사가 축소되거나 연기되는 일이 빈발하고 있는 것.

대구 수성문화원이 준비했던 '대구 고모령 효 축제'도 별난 날씨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문화원 측은 11·12일로 예정됐던 축제를 '확실히'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따라 13·14일로 연기했다. 하지만 비가 온다던 11일은 낮기온이 34.2℃까지 치솟을 정도로 뜨거웠던 반면, 행사 당일인 13·14일엔 비가 내렸던 것.

10일 영덕군이 주최한 '제1회 해변 전국 항공스포츠대회'는 날씨에 밀려 행사가 크게 축소됐다. 태풍 '우사기'를 피해 1주일간 연기됐던 대회는 서울과 강원 지역을 강타한 돌풍과 게릴라성 폭우 때문에 대회에 참가한 항공기가 절반이나 줄었다. 더구나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에 인근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의 발길조차 뜸해져 기대했던 홍보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가물고 뜨거운 날씨가 일반적인데 이런 '제멋대로' 날씨는 처음"이라며 "자칫 행사를 망칠 뻔했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매주 수요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마련하는 '런치타임콘서트'도 이달 들어 1일에는 폭염으로, 8일에는 비로 취소됐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열리는 야외 청소년음악회와 '우리가락 우리마당'도 날씨 때문에 이달 들어 각각 한 차례씩 취소됐다.

이처럼 변덕스런 날씨가 계속되면서 주최 측은 행사 당일까지 연기나 취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기상대에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등 애를 태우고 있다. 또 현수막이나 인쇄물 등에 '공연 당일 오후 5시까지 비가 오면 행사는 1주일 연기된다.'는 문구를 넣는 등 혼란을 막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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